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4-03-2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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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소리, 민들레의 음표들,
브라스밴드 행렬로
나무를 타고 오르는 나팔꽃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바람의 종달새울음

그리고, 내 수만의 몸들을 빠져나와
달려가는 영혼의 바람소리

그대가 받은 이 生도
아주 우연한 음악


-유하 (1963-) ‘우연의 음악’ 전문


어느새 삼월도 마지막 주, 심란한 뉴스들 사이사이로 계절은 훈훈한 바람을 풀어놓는다. 풀, 꽃, 나무, 그리고 바람의 싱그러운 오케스트라. 삶이란 다만 무수한 순간과 순간의 연속이다. 그러기에 현자들은 생각을 버리고 ‘Now’ 라는 순간에 몸을 맡기라고 하지 않는가. 들꽃과 뭇 새와 더불어 한 순간이 또 한 순간에게 전하는 축복의 노래를 들으며 시인은 말한다. 가슴을 열어 받아들이시라, 생이라는 우연의 저 빛나는 음악소리를.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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