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리’의 힘

2014-03-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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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률 특집2부장·부국장

1947년 뉴욕에서 눈이 멀어 거동이 불편한 형 호머 콜리어와 형을 돌보던 동생 랭글리 형제의 죽음이 화제를 모았다. 3층 저택에서 산 이들은 온갖 잡동사니를 쌓아둔 더미 속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동생은 자신이 설치한 부비트랩을 건드리면서 신문더미에 깔려 질식사했고 동생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형은 굶어 죽은 것으로 밝혀졌다. 170톤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쓰레기 때문에 집은 붕괴 위기에 처했고 형제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3주가 걸렸다. 형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이 모아둔 소중한(?) 잡동사니로 인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이처럼 물건에 대한 욕구가 애착을 넘어 삶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심해 콜리어 형제처럼 사회문제로 비화되기도 한다. 미국 전체인구의 5% 정도가 저장 강박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주변에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인생의 많은 기회를 날리고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필요 없는 물건을 버려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잡동사니가 사는 곳을 둘러싸고 이에 파묻히게 되면 그로 인해 사람에게 와야 할 좋은 기운이 그 물건들에 막혀 사람에게 다다르지 못하기 때문이며 심지어는 나쁜 기운 속에서 굴곡 많은 삶을 살게 된다고 한다.

특히 집과 일터는 살아 있는 사람의 기(氣)가 머무는 곳이다. 기는 결국 사람의 에너지이고 기분이다. 성공적인 인생이 되기를 원한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두 공간 즉 집과 일터의 생명 에너지(생기)의 흐름을 유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잡동사니로 인해 기의 흐름이 원활히 흐르지 못할 때 무엇인가 우리 삶에 문제가 생겼음을 암시한다.

정리를 할 때 고민이 되는 점은 나중에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고 필요 없는 것은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정리를 하고 나면 생산력이 높아지고 정신이 맑아지며 일의 효율이 향상됨을 느낄 것이다.

LA의 한 중년여성은 정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대청소를 실시하면서 잃어버린 돈 1,600달러를 정리하던 옷 안주머니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또 한 여성은 쓰레기더미 같은 방을 정리한 후 야드세일을 해서 500달러를 벌고 이 일로 차고를 정리하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또 다시 1,000달러를 벌어 휴가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정리를 잘하는 학생이 명문대에도 많이 입학할 뿐더러 인생과 커리어에 대한 목표의식도 확고해 인생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통계도 있다.

정리, 정돈, 청소만 잘 해도 성공하고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정리’는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판단해 분류하는 것이고 ‘정돈’은 물건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며, ‘청소’는 건강을 위해 깨끗하게 치우는 것이다.

청소를 통한 인생의 역전 주인공 마쓰다 마쓰시로(청소력 저자)는 단지 더러운 것을 치우는 행위로서의 청소가 아니라 청소를 통해 공간의 변화를 만들고 그 변화가 행복한 자장을 만들며 그 행복한 자장이 내 마음과 주변을 변화시켜 마침내 인생을 바꾸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즉 필요에 의해 물건을 구입하고, 깨끗이 청소하고, 적절한 위치에 물건을 수납하고, 가치가 떨어진 물건을 과감히 버려야 정리가 잘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은 이사를 가면서 오랫동안 쓰지 않던 피아노와 가죽소파를 지인에게 선물로 준 적이 있다. 오랫동안 추억이 담긴 물건을 떠나보내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소유한 물건을 누군가에게 준다는 것이 그 물건을 구입했을 때보다 더 큰 기쁨을 준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생각이 막혀 한발짝 앞으로 나가기 힘들 때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필요한 건 무엇일까? 바로 ‘정리’이다. 굳이 멀리 여행을 떠날 필요도 없다. 가깝게는 주변 공간을 정리하고 쌓여 있는 서류와 파일을 처분해 보면 어떨까?

의외로 정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다. 정리를 해도 해도 끝이 없는 힘든 일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봄, 새로운 기운을 맞아들이기 위해 정리는 꼭 필요한 일이다. 정리하는 인생이 성공하는 인생이다.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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