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체제의 시작을 알린 얄타회담. 그 회담이 열린 크림반도에서 신 냉전의 막이 오르고 있다’-. 크림반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동시에 던져지고 있는 화두가 ‘신 냉전(New Cold War)’이다.
신 냉전을 일부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폴란드는 물론이고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에도 미 지상군이 배치된다, 스웨덴도, 핀란드도 나토(NATO)에 가입할 것이다 등등.
그러면 신 냉전 시대를 맞아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세계의 이목이 베이징 올림픽에 쏠려 있었다. 그 때 그 무렵 러시아의 탱크부대가 그루지야 국경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루지야 내 러시아인의 안보’를 구실로.
전 세계가 경악했다. 그러나 워싱턴이 보인 반응은 이외로 유약하기 짝이 없었다. 호전적 이미지마저 풍기던 조지 W 부시였다. 그런데 항의성명이나 내고 그루지야 정부를 다독이는 정도의 조치에 그쳤던 것이다.
미국의 천연가스 자원이 곧 고갈된다. 러시아에서 그 일부를 수입해 충당할 밖에 없다. 당시 부시행정부의 판단이다. 때문에 푸틴 러시아의 그 만행에 엉거주춤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6년. 그 사이 하나의 혁명적 상황이 도래했다. 이른바 ‘셰일혁명’이다. 세계의 에너지시장에 지각변동이 발생한 것이다.
이 혁명을 주도한 것은 다름 아닌 미국으로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가’ 타이틀 획득을 눈앞에 두게 됐다. 천연가스 생산도 러시아를 제치고 1위로 부상하면서 미국 내 가격은 급락했다.
또 ‘러시아인 안보’를 구실로 내걸었다. 그리고 크림반도를 점령했다. 그 여세를 몰아 병합할 기세다. 무엇을 믿고 푸틴은 저러나. 답은 에너지다.
우크라이나는 말할 것도 없다. 유럽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여간 높은 게 아니다. 그걸 인질로 푸틴은 ‘막가파’식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차체도 에너지의 볼모가 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석유와 가스가 전체 수출의 70%를 차지한다. 정부예산의 절반 이상이 석유와 가스 판매대금으로 충당된다. 말하자면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회사가 러시아인 셈이다.
에너지 값이 급락할 때 어떤 결과가 올까. 정권붕괴다. 1970, 80년대 울퉁불퉁한 근육을 자랑하던 소련이 얼마 못 가 무너진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서다.
에너지 값 폭락을 유도하라. 크림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면서 제기되는 주장이다. 유럽에 미국의 값싼 에너지를 대대적으로 수출하라는 주문이다. 노리는 것은 푸틴 정권 붕괴다.
‘신 냉전 시대에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 폭탄이다’-. 미 정계안팎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를 푸틴은 어떤 심정으로 듣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