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페인의 정복·탐험욕 부추겨

2014-03-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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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 김의 길따라 말따라 / 엘도라도이야기

▶ John Kim의 Spanish Class (323)346-7749

16세기는 스페인의 황금시대였다. 당시의 스페인은 이베리아 반도뿐만 아니라 아메리카와 필리핀을 식민지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지중해, 교황청, 네덜란드, 독일 지방까지 장악함으로 세계 최고의 대재국을 건설할 수가 있었다.

지금의 멕시코시티인 아즈텍 왕국을 점령했던 스페인 출신의 코르테스 이후, 황금의 도시라는 뜻의 엘도라도라는 단어가 유행했었는데 이 같은 황금의 도시를 찾아 라틴 아메리카에 도착한 수많은 유럽의 탐험가들이 엘도라도를 찾아 신대륙의 구석구석을 헤매고 다니기 시작했다.

마침내 1532년 스페인인들은 지금의 페루 지역인 잉카제국을 점령하여 일확천금의 기회를 잡게 되었는데 그와 더불어 수많은 황당무계한 전설과 신화가 바탕이 된 엘도라도의 이야기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었다.


가령, 잉카의 귀족들이 스페인군을 피해 더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어가 그곳에다 황금의 도시를 세웠다는 설 등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는 당시의 스페인 탐험가들로 하여금 금은보화가 넘쳐나는 또 다른 황금도시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정복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었다.

심지어는 지금의 남미대륙의 끝에 위치한 파타고니아 지역에 엘도라도가 있다는 설까지 있었다. 주된 이유는 바로 마젤란 해협 때문이었다. 거센 풍랑과 비바람으로 인하여 태평양으로 향하던 수많은 선박들이 난파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된 조난자들이 황금의 도시인 엘도라도에 살고 있다는 추측이 바로 그것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마젤란 이후, 그곳에서 난파된 선박은 수백척에 달했다는데 그 난파된 선박에서 생존한 선원들은 오지에서 어떠한 삶을 살아갈까? 라는 상상으로 시작하여 그들이 복된 삶을 누린다는 가정 하에 엘도라도 전설과 연계되어 갔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파타고니아 엘도라도 이야기는 정설처럼 굳어지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당시의 안데스 지방은 풍부한 인디언 노동력과 은광 산이라는 경제적 가치에 의해 남미 식민지로서 중심지역이 되어 갔으나 파타고니아 지역은 비바람이 심하고 추운 기후조건으로 인하여 정착할 이유가 전혀 없는 오지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젤란 해협의 풍랑은 그 후로도 계속해서 조난자들을 낳는 바람에 엘도라도의 전설은 끈질기게 존속되었고 그와 더불어 16~17세기 중에 수많은 탐험가들이 파타고니아로 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결국, 2세기에 걸쳐서 떠돌던 황금도시 엘도라도의 이야기는 1783년, 칠레에서 조직된 탐험대를 마지막으로 황당했던 파타고니아의 엘도라도 전설도 끝을 맺게 되는데 21세기에 사는 오늘날까지도, 엘도라도는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단어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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