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생과 섬김 따라야 진정한 선교”

2014-03-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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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권 전문 사역 김진영 목사

▶ 매주 한인교회서 ‘킹덤스쿨’ 세미나 진행, "선교가 개인과 교회의 공적 쌓기 변질 말아야”

“희생과 섬김 따라야 진정한 선교”

베델한인교회에서 열리고 있는 ‘킹덤 스쿨’ 세미나에서 김진영 목사가 바람직한 선교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슬람 지역에서 연일 내전이나 자살폭탄 테러 뉴스가 전해집니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거나 아예 무관심해지는 경우가 많죠. 무슬림에 대한 오해를 먼저 풀어야 합니다. 그들도 가족과 어울려 사는 선한 보통 사람들입니다”

실크웨이브미션(SWM) 대표를 맡고 있는 김진영 목사(SEED 선교회)는 러시아의 칼믹키야 자치공화국과 터키에서 20년 동안 선교사로 활동했다. 특히 이슬람권 전문 사역자로 현재 본부 사역을 하면서 선교 현장과 교회를 연결하는 네트워킹에 집중하고 있다.

터키 등 이슬람 지역은 물론 미주 전역의 교회를 찾아다니며 선교지 사정을 설명하고 선교 인력과 자원을 발굴하는 일에 땀을 쏟고 있다. 지금도 베델한인교회와 성광장로교회에서 매주 ‘킹덤 스쿨’(Kingdom School) 세미나를 진행 중이다.


“선교라는 단어가 너무 남발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과연 하나님은 무슬림까지 사랑하실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로마시대 기독교인들은 박해를 받았지만 싸우지 않고 순교하며 사랑과 희생, 평화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넓혔습니다”

다른 종교를 갖고 있다고 해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원칙에는 다름이 없다고 김 목사는 강조했다. 로마제국이 전쟁이 아닌 사랑과 섬김으로 변화됐듯이 선교도 마찬가지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과격한 이미지로 포장된 무슬림을 보면 얼핏 전투적으로 보일 수도 있죠. 그런 식으로만 보면 결국 갈등도 해소되지 않을 뿐더러 선교도 되지 않습니다. 무슬림은 싸워야 할 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입니다”

‘킹덤 스쿨’ 세미나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크리스천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부터 주부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망라한다. 이들을 뜨거운 열기로 묶는 힘은 ‘하나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킹덤 마인드’(kingdom mind)가 아주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라는 개념이 중심을 차지해야죠. 모든 일을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없으면 모두 헛된 일이 되죠. 희생과 섬김이 아니면, 선교도 개인이나 특정 교회의 공적을 쌓는 일이 될 뿐입니다”

누구는 거리에 나가 전도를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조용히 복음을 전하기도 하지만, 어느 한편이 잘못된 건 아니다. 김 목사는 ‘킹덤 마인드’를 통해 연합 사역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교단이나 기관, 교회에 따라 선교전략과 방법이 다르게 마련입니다. 모두 다를 뿐이지 틀린 게 아니죠. 하나님의 부르심과 은사에 따라 차이를 보일 뿐입니다. ‘복음에서 하나’라는 사실을 지키면 서로 축복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이은 ‘선교 대국’이라고 자랑하지만 아직 질적 만족도에는 아쉬움이 많은 게 한국교회 현실이다. 김 목사는 단기선교 에너지의 방향을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단기선교가 그야말로 붐을 이루면서 장기 선교사역을 대체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일부 지역에만 단기 선교팀이 몰리면서 과잉과 결핍이라는 부작용도 생겼고요. 모두 ‘킹덤’ 차원에서는 손해죠“

선교의 중심은 교회다. 김 목사는 ‘킹덤 스쿨’도 전문적인 선교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회를 섬기는 게 주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선교는 결국 교회가 하는 것이죠. 그런 만큼 교회의 책임이 큽니다. 선교는 ‘가장 뛰어난 사람’이 나가야 합니다. 언어와 문화 적응,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 등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을 보내야 합니다. 은혜 받았다고 무작정 뛰어나갔다가 결국 선교사역에만 타격을 입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문의 (626)398-2313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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