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없이 석조로 완공된 뉴욕의 마지막 건물 중 하나
메인 공연장 아이작 스턴홀 등 3개 메인홀 자리
조수미.조용필.패티김.인순이.김범수 등도 거쳐가
256번가 7애비뉴에 자리한 차분한 분위기의 건물 ‘카네기홀(Carnegie Hall)’. 철근 없이 석조로 완공되었던 뉴욕의 마지막 건물 중 하나로 꼽힌 이곳은, 팝과 클래식 공연의 대표 무대다. 1891년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자금 지원을 통해 건설된 이래, 매년 200회 이상의 공연을 개최해오고 있다. 당초 뉴욕 필하모닉의 거점이었으나, 1962년 링컨센터로 이전한 이래 현재 카네기홀에는 상주하는 단체는 없다.
■ 크로스오버로 점차 넓어지는 공연 영역
현재 이 웅장한 건물에는 3개의 메인홀이 자리한다. 5개 층에 걸쳐 2,800석이 넘는 좌석을 자랑하며 뉴욕 필하모닉의 거점이었던 메인 공연장 아이작 스턴홀, 그리고 다양한 용도로 변형시켜 쓸 수 있는 599석짜리 잔켈홀, 그리고 268석짜리 와일 리사이틀 홀이 있다. 이러한 무대에서는 순수 클래식을 비롯해 재즈, 팝 등의 공연이 거의 사시사철 열린다.
사실 카네기홀은 뉴욕 필하모닉의 체류에도 알 수 있듯, 당초 클래식 공연장만을 상정했다. 개관 콘서트 역시 마에 스트로 월터 댐로쉬의 무대였으며, 70년간 이곳에 자리한 뉴욕 필하모닉은 그러한 색깔을 더했다. 하지만 듀크 앨링턴, 빌리 홀리데이 등의 공연으로 문을 연 재즈 무대에 더해, 비틀즈와 롤링스톤스 공연은 록앤롤의 문호까지 열게 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힙합까지도 수용해 2012년에는 제이지가 공연해 눈길을 끌었다. 하얀 턱시도를 입은 채 100인조 오케스트라와 벌인 무대는 힙합이 지닌 카운터컬처의 가치에 더해 카네기홀이 지닌 영역 파괴를 의미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가수로는 조수미, 조용필, 패티김, 인순이, 김범수 등이 이곳에서 무대를 펼친 것으로 알려진다.
■ 카네기홀과 관련된 오랜 유머 하나.
몇 십 년 전 57번가를 걷던 행인이 유명 바이얼리니스트 야사 하이페츠에게 물었다. “카네기홀을 어떻게 갈 수 있죠?” 그러자 그는 태연하게 답했다. “오로지 연습뿐이죠.” 이 같은 농담 섞인 말에는 공연 무대로서 이곳이 지닌 위상과 그 전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이수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