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4-02-2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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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는 길엔
자작나무 숲이 있고
그해 겨울 숨겨둔 은방울새 꿈이 있고
내 마음 속에 발 뻗는
너에게로 가는 길엔
낮은 침묵의 초가가 있고
호롱불이 애절한 추억이 있고

저문 날 외로움의 끝까지 가서
한 사흘 묵고 싶은
내 마음 속에 발 뻗는
너에게로 가는 길엔
미열로 번지는 눈물이 있고
왈칵, 목 메이는 가랑잎 하나
맨발엔 못 박힌 불면이 있고

-강현국(1949-) ‘ 너에게로 가는 길’ 전문



사랑하는 이에게로 가는 길이 두 갈래 길이다. 하나는 자작나무 숲과 은방울 새와 호롱불 환한 작은 집이 있는 길이고 또 하나는 눈물로 왈칵 목이 메는 외로운 길이다. 하나는 기쁨의 길이요 또 하나는 슬픔의 길이다. 유행가 가사처럼 천국이며 지옥인 그 사랑의 길을 화자는 얼마나 드나든 것일까. 요즘 세상엔 흔치 않은 일, 맨발에 못 박힌 그의 불면이 눈물겹게 순정하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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