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각종 통계수치를 접하게 된다. 같은 내용이라도 숫자로 된 통계치가 따라붙으면 훨씬 더 신뢰성 있는 얘기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통계를 자주 인용한다.
그러나 사실 각종 통계치들에는 엉뚱한 진실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단순한 통계해석의 오류에 의해서 진실이 가려지기도 하지만, 특정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교묘하게 진실을 숨기거나 왜곡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 호흡기 질환 사망자가 가장 많은 주는 애리조나”라는 말을 들으면 대개 “애리조나는 공기가 아주 나쁜 덴가 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애리조나는 미국에서 공기가 가장 좋은 주의 하나이기 때문에 전국에서 호흡기 질환자들이 몰려들어서 생긴 현상일 뿐이다.
이처럼 통계 수치를 전혀 속이거나 왜곡시키지 않더라도 그 이면을 들여다보고 제대로 해석하지 않으면 진실과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토론토에서 발간되는 한 한인 주간지에 “한국경제의 1/3…대한민국은 삼성 ? 현대차 공화국?”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삼성과 현대차 그룹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는 내용이다.
이 기사를 보면 금방 떠오르는 생각이 “그럼 두 그룹을 뺀 나머지 중소기업, 중견기업, 그리고 전 국민들을 다 합쳐도 65%밖에 안 되네… 한국 재벌들에 대한 경제력 집중은 정말 심각하구나”일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게 아니다. 전체 중소기업 매출액의 합은 GDP의 120%에 해당한다. 무슨 소리인가.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GDP는 매출액의 합이 아니라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합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즉, 비교할 수 없는 전혀 다른 성격의 수치를 단순 비교하면 사실이 왜곡되는 것이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가 아니라 정확하게는 “GDP의 3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라고 해야 하고, 이어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들의 경우는 각각 얼마에 해당한다고 해야 전체 그림을 보여줄 수 있다. 사실 이런 수치는 단순 참고사항으로 내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 별 의미는 없는 수치이다.
또 다른 통계의 왜곡 사례를 보자. 한국의 토지 소유현황과 관련하여 이런 기사가 난 적이 있다.
“0.1%의 땅 부자가 국토의 10% 차지” “인구의 33%가 전 국토 소유” “강원도 땅의 반은 외지인이 소유” … 이런 제목의 기사를 보면, 누구라도 “한국 땅은 극소수 부자들이 다 차지하고 있고, 도시부자들이 강원도 산골 땅까지 다 사들여서 투기를 하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게 되고 ‘부의 쏠림’현상이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자. 넓은 면적의 땅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누구일까. 아마도 농민들일 것이다. 강원도 땅의 상당 부분은 도시로 공부하러 가서 그대로 도시에서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땅일 것이다. 이런 경우 통계상으로는 외지인이 시골 땅을 소유한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가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가 그 것이다.”
미국작가 마크 트웨인이 한 말이다. 이처럼 통계는 그 자료를 만드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진실과 전혀 동떨어진 엉뚱한 해석을 낳기 십상이다. 앞으로는 무슨 통계수치든 정신을 바짝 차리고 두세번 곱씹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