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5개 교회 참여 ‘부활절 뮤지컬’ 연습 구슬땀

2014-02-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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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혜한인교회 ‘영원한 생명’ 공연 준비 한창

▶ 250여명 참여 예수의 고난·죽음·부활 담아

15개 교회 참여 ‘부활절 뮤지컬’ 연습 구슬땀

은혜한인교회가 부활절에 무대에 올리는 예수 뮤지컬 ‘영원한 생명’의 한 장면.

은혜한인교회(담임목사 한기홍)의 비전센터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뜨거운 열기가 솟아오른다. 250여명의 크리스천이 모여 땀을 흘리며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한다. 또 한편에서는 조명을 움직이고 사운드를 조절하며 분주하게 움직인다.

부활절에 무대에 올릴 뮤지컬 ‘영원한 생명(Eternal Life) 2014’의 연습 현장이다. 배우 200여명과 스태프 50여명이 어김없이 모여 각자 맡은 역할에 빠져든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전하는 무대이니 한 사람마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대충 할 것이라면 구태여 아까운 주말 시간을 써가며 동참할 이유도 없다.

은혜한인교회가 주최하고 모든 지원을 도맡지만 뮤지컬에 참여하는 배우와 스태프 가운데 상당수는 다른 교회 교인들이다. 주연과 조연 배역 50여명 중에서 은혜교회 교인은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아름아름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모여 뮤지컬을 채우고 있다.


‘영원한 생명’ 뮤지컬은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다. 매년 10개 내지 15개 교회의 교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은사대로 예수 뮤지컬에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 붓는다. 교회의 장벽은 사회와 높은 것만 아니다. 교회와 교회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간극이 크다. 그리스도의 삶과 복음을 나누는 뮤지컬은 이런 벽을 허물고 갈라진 틈을 채우는 기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뮤지컬의 주제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정했다. 인간의 죗값을 대신 치르기 위해 온갖 수치와 탄압 그리고 고문을 감내하고 끝내는 자신의 생명을 바친 희생의 의미를 새겨보자는 것이다.

“구속의 뜻이 우리말로는 한 마디로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구속의 영어 단어 ‘리뎀션’(Redemption)을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예수님은 대속 제물로 자신을 바치고 사망하셨지만 부활하시면서 사망과 죄의 권세를 무너뜨리셨습니다. 이번 뮤지컬은 구속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용서를 그렸습니다.”

연출을 맡은 은혜한인교회 김현철 간사는 각본을 쓰고 뮤지컬에서 부르는 30여곡의 가사도 직접 작사했다. 뮤지컬 연출과 방송국 PD로 살아온 일생의 경험과 지식을 고스란히 신앙의 열정에 녹여 ‘영원한 생명’의 무대를 쌓아 올리고 있다.

‘구속’이라는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올해는 뮤지컬의 상당 부분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할애했다. 구세주를 따르면서도 정체성을 제대로 몰랐고, 정작 예수 그리스도가 체포되자 두려움에 떨며 도망쳤지만, 성령이 충만한 뒤에는 헌신적 일생을 살다 스승의 길을 따라간 제자도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구세주를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뿐 아니라 다른 제자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기는 사실상 마찬가지였다고 봅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이 부활의 소식을 전했지만 제자들은 믿지 않았잖아요. 그런데도 예수님은 그들에게 나타나 용서하시고 능력을 주시며 사명을 주셨죠. 구속과 제자도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봅니다.”

이번 ‘리뎀션’ 뮤지컬은 내용뿐 아니라 무대 연출도 한층 성숙해졌다. 초대형 스크린을 배경으로 설치하고 고감도 프로젝터를 장치해 3D 형식으로 입체감을 최대한 살렸다. 배우의 동선을 따라 배경이 움직이는 정교한 장면까지 삽입됐다.


뮤지컬은 부활절 시즌인 4월11일부터 13일까지 은혜한인교회에서 사흘간 공연된다. 지난해에도 초등학생과 청소년, 성인과 노년층을 망라해 6,500여명이 관람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올해 무대는 뮤지컬의 모든 양식을 살려 연기와 노래 외에도 춤까지 선보인다. 성극 뮤지컬로서는 아주 드문 일이다. 한층 극적인 설득력이 커진 셈이다. 그 만큼 은혜의 감격이 넘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연 문의 (714)446-6200


<유정원 종교전문기자>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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