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간디의 교훈

2014-02-0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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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탁 변호사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인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인도의 현자 마하트마 간디를 상기하며 그의 가르침을 한국의 정치에 조명해 보고자 한다.

간디는 인간의 죄악을 7가지로 분류 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죄악을 ‘원칙 없는 정치’라 하였다. 희생 없는 신앙, 인간성 없는 과학, 양심 없는 향락, 걸맞지 않은 지식, 도덕성 없는 상행위가 그 외의 6가지 죄악이다. ‘원칙 없는 정치’를 최고의 죄악으로 정의한 것은 만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은 1948년 민주공화국의 탄생을 계기로 민주정치를 시작한지 66년을 맞이한다. 정치인이나 국민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목적보다 과정에 충실해야 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된다” 또는 “꿩 잡는 게 매다” 등 목적에만 치중 하던 사고방식에서 과정을 중요시 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배우기 시작한지 반세기가 지났고 아직도 이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원칙 없는 정치’ 2건만 예를 들어본다. 1990년의 사건이다. 그 당시 집권당인 민정당(민주정의당), 제 1야당인 민주당(통일민주당), 그리고 제 2야당인 공화당(민주공화당)이 통합해 민자당(민주자유당)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민정당은 전두환이 집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당이고 공화당은 5.16 쿠데타의 산물이기 때문에 동질의 정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다르다. 역사적으로 독재와 싸워온 정당이며, 그 당시에도 여당인 민정당과 싸우라는 국민의 명을 받고 국회에 입성한 제일 야당이다.

민주당과 민정당은 정반대의 이념을 갖고 탄생한 정당인데 이들은 하루아침에 통합했다. 정치의 원칙이 무너지는 최악의 사태였다. 민주당의 대표는 김영삼, 민정당은 노태우였으며, 이들 둘이 합의하여 1990년 민자당을 만들었다. 김영삼을 노태우의 후계자로 만들기 위한 공작이었다. 김영삼으로 대권이 승계되면 노태우는 안전할 줄 믿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당정치란 당의 이념과 정책을 국민 앞에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세 정당의 대표가 모여서 합당하자고 합의하면 소속 정당의 당원들의 의사에 관계없이 합당이 된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 정당들은 정치 이념 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는 결론이다.

이렇게 합의하는 당대표들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이에 꿀 먹은 벙어리처럼 따라가는 당원들, 그리고 이에 동조해서 이렇게 선출된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은 어떠한가. 이들은 원칙 없는 정치의 승리를 창출해 냈다.

1997년 대통령 선거 또한 원칙 없는 정치의 표본이었다. DJP 연합이 바로 그것이다. 김대중(DJ)과 김종필(JP)이 연합한 웃지 못할 쇼가 그것이다. DJ를 지지하는 호남표와 JP의 충청표를 다 갖겠다는 심산이었다. 국민을 바보로 취급한 것이다.

국민은 그들이 생각한 것처럼 바보였다. 원칙을 무시하는 정치인과 원칙을 모르는 국민의 합작품인 원칙 없는 정치의 승리를 창출했다. 5.16을 주도한 JP와 민주주의와 인권을 주장해온 DJ가 연합하여 정권을 창출했다는 우화는 두고두고 웃음거리로 기억될 것이다. 정권을 잡는 목적에 눈이 어두워 민주주의적 절차를 무시한 처사였다.

“원칙 없는 정치는 죄악이다”라는 교훈이 후세들 마음속에 각인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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