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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지간신경종 (Neuroma)

2014-01-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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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호(Sports Podiatry 족부과 의사)

하이힐이나 앞이 뾰족한 신발을 선호하고 자주 신는 분들은 한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가 찌릿찌릿 저리고 무딘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발가락을 부딪치거나 삐지도 않았고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는데 왜 이렇게 아프고 불편한가요?”

대개 발가락 부분의 통증과 이상감각으로 내원한 환자들은 주로 Tingling 또는 Numbness sensation 즉 찌릿하고 저린 통증을 호소하는데, 이는 주로 중년의 여성이나 젊은 여성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지간신경종(Neuroma)이라는 병증 때문이다. 지간신경종은 간단히 이야기해서 Pinched Nerve 즉 압축신경, 눌린 신경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간신경종은 어느 부위에 통증이 있는지 정확히 짚어 설명하지 못하고 앞발부분 또는 발바닥 부분이 저리고 통증이 있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을 정도로 정확히 자각하기 힘든 질환이기도 하다.


지간신경종은 발가락 중 주로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 사이에 발병하는데 이는 그 부위 좁은 통로에 주요한 신경들이 지나가면서 소위 “신경의 병목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병목현상 때문에 그 부위의 신경이 압력을 받거나 염증이 생겨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게 된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이 아닌 다른 발가락 사이에 생기는 통증은 같은 지간신경종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발병할 수 있는데다 또 다른 병증을 의심해 봐야 하기 때문에 진단하기가 간단하지 않다. 따라서 지간신경종이 의심되는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전문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고 그 원인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단은 주로 의사의 경험을 통한 문진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확진이 필요할 때는 즉석에서 간단한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하거나 MRI를 사용하기도 한다. 대개는 환자의 발가락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커진 신경종이 발견되지만 신경종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치료는 비교적 간단한 처방으로 시작된다. 우선 신발 앞쪽의 폭이 좁은 신발과 하이힐의 착용을 지양하며 올바른 신발을 고르는 방법을 설명하고 추천하게 된다. 그리고 발의 앞꿈치 밑 부분에 패드를 대준다. 이를 Metatarsal Pads라고 부르는데 걸을 때 디딤발 밑의 앞꿈치 바로 뒷부분을 지지하여 발가락 사이를 좁혀지지 않고 간격을 벌리는 역할을 한다.

이런 패드는 흔히 약국 등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으나 정확한 위치에 부착하지 않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은 후에 정확한 위치에 부착할 수 있도록 한다. 패드와 함께 Orthoaxis(의학용 교정깔창)을 동시에 처방하기도 하는데 Metatarsal pads를 의학용 교정깔창의 정확한 부분에 영구적으로 넣는 방법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패드의 부착으로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신경종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 혹은 초음파 진단기나 MRI에서 비정상적으로 커진 신경종이 발견된 경우에는 신경종에 직접 소염제를 주사한다.

주사요법으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비정상적으로 커진 신경종 부위를 절단하고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법인데, 간혹 수술 후에도 불편한 감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어 요즘에는 수술 마지막 단계에 절단한 부분 신경의 말초 부위를 발 밑 근육조직에 심어 이들 신경말초가 더 이상 자라나지 않게 하여 수술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지난 몇 차례 칼럼에서도 강조했듯이 최고의 예방은 올바른 신발의 착용과 선택이다. 하이힐 중에서도 가능하면 신발 앞부분에 충분한 공간이 있고 앞이 뾰족하지 않은 구두를 선택하며 너무 조이는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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