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리화나 논쟁

2014-01-2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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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는 카나비스의 스페인 이름이다. 우리들에게는 대마초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옛날부터 한국에서는 가수들이 이를 몰래 피다 적발돼 잡혀가곤 해 종종 뉴스에 나오곤 했다. 가수들 가운데 대마초 복용자가 특히 많은 이유는 이것이 청각을 예민하게 해 소리를 보다 잘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리화나의 환각 작용은 예부터 알려져 왔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마리화나는 기원 전 3,000년 전부터 사용된 흔적이 있는데 특히 종교 의식을 행할 때 널리 쓰였다고 한다. 마리화나를 피우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저승에 다녀온 듯한 착각이 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리화나를 농축해 만든 것에 ‘하시시’라는 것이 있다. 8세기부터 14세기까지 이란과 중동에서는 이 하시시를 먹고 사람을 마구 죽이는 살인자 집단이 있었다. 영어의 ‘assassin’이란 단어는 바로 이 ‘하시시‘에서 유래한 것이다.


요즘 미국에서는 이 마리화나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마리화나는 알콜보다 나쁘지 않다”고 발언해 논쟁에 불을 당겼다. 물론 “내 딸들에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지만 “마리화나를 피웠다 잡혀가는 것은 백인보다는 흑인 등 소수계가 많다”는 등 현 마약 규제법을 우회적으로 비판해 마약을 단속해야 할 대통령으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오바마가 대학 시절 마리화나를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리화나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얼마 전까지 압도적 다수가 합법화에 반대했지만 이제는 과반수가 이를 지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이런 성향이 뚜렷하다. 공화당에서는 오바마의 이번 발언이 우연이 아니라 올 중간 선거에서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불러내기 위한 작전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연방법은 마리화나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2012년 워싱턴 주가 이를 허용한데 2013년에는 콜로라도가 그 뒤를 이었다. 가주에서는 의료 목적으로 이를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단순히 즐기기 위해서는 안 된다. 가주 정부가 허용하고 있더라도 시 등 지방 정부는 독자적으로 이를 규제할 수 있다. 연방 정부도 이를 규제할 수 있지만 마리화나 판매를 허용한 주에서는 사실상 집행을 포기한 상태다. 일반인들로서는 복잡하기 짝이 없다.

마리화나는 전 세계 1억6,000만 명이 사용하는 가장 인기 있는 마약이다. 합법화 찬성론자들은 술과 담배는 허용하면서 해악이 그보다 적은 마리화나를 금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상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이것을 허용하면 코케인 등 중독성이 강한 마약 단속 근거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마약 중독자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 맞서고 있다. 과연 어느 쪽이 유권자들의 더 많은 호응을 받을지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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