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같은 처지’ 대화 상대 연결 함께 고민… 아픔 치유 돕죠

2014-01-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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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 터 뷰 ‘러브 호프 투게더’ 사역 김광빈 목사

▶ 자녀문제·부부 갈등·이혼 터놓고 말할 경험자 소개, 정보 주며 기도 해결모색

‘같은 처지’ 대화 상대 연결 함께 고민… 아픔 치유 돕죠

아픔을 나눌 대화 상대를 엮어주는 ‘러브 호프 투게더’ 미니스트리를 이끌고 있는 김광빈 목사와 김상빈 사모.

누구나 가슴 한 켠에 아픔을 가지고 있다. 어떤 시절에는 더욱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드러내기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막상 의논할 상대를 찾기도 힘들다.

‘러브 호프 투게더’(Love, Hope, Together)는 이런 상황에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아픔을 치유해 갈 동반자를 이어주는 곳이다. 김광빈 목사는 네트워킹을 통해 비슷한 경험을 겪은 한인을 엮어주며 ‘사랑과 소망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해결해 가는 길’을 찾고 있다.

“자녀의 양육은 이민 1세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부모도 모르는 사이 탈선하는 2세도 적지 않습니다. 한인 가정에도 마약문제가 깊숙이 침투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정작 고민을 털어놓고 해결책을 함께 찾을 길이 별로 없는 상태죠”


교육 이외에도 부부간 불화, 폭력, 이혼, 질병 등 가정을 흔드는 ‘폭풍’은 하나 둘이 아니다. 집 안에서는 엄청난 문제이지만 대부분 숨기기 급급하다. 당연히 해결방안을 모색하기에는 점점 어려워진다.

“정작 문 밖에 나서는 순간 대부분 ‘아무 일이 없다’는 표정을 짓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마음을 열고 말할 상대를 찾기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자칫 엉뚱한 소문만 날 수 있죠. 이럴 때 비슷한 경험을 하고 예수님 안에서 치유와 도움의 은혜를 체험한 사람과 진심으로 대화를 나누는 게 아주 소중하죠. 아픔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남의 상처를 안타까워하고 진심으로 기도하며 도울 수 있습니다.”

자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본 사람이 자식 때문에 고민하는 이웃을 돕고, 부부관계의 위기나 이혼의 아픔에 처해 본 사람이 상담과 기도를 통해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역이다.

“한인사회나 교회에 꼭 필요한 일이지만 주변에서 허물을 드러내고 허심탄회 의논할 사람을 찾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러브 호프 투게더’는 남가주 전역에 네트워킹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을 소개해 주고 서로 진정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연결시켜 주려는 것이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어려움을 겪는 상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여러 가지 정보와 지식도 공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관련 법규 안내나 복지혜택 신청 등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다.

“이 사역은 그저 잠잠하게 진행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상처가 있으면 도움을 요청하고, 그러면 함께 기도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아픔을 함께 할 뿐입니다. 가정은 가장 기본적인 영적 교회입니다. 소리 없이 아픈 가정이 건강을 되찾아 각각의 교회에서 건전한 기둥이 되길 바라는 것이죠“

김 목사는 몇 번이고 ‘조용한 사역’을 강조했다. 상처를 어루만지고 아픔을 나누는 일은 떠벌린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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