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 막을 수 있었다”

2014-01-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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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원 정보보고서 지적

지난 2012년 9월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발생한 테러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연방 상원정보위원회가 15일 지적했다.

정보위는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당시 국무부, 정보기관들의 사전 예방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숨진 크리스 스티븐스 리비아 대사도 테러를 막지 못한 데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테러 이전에 정보기관들이 지속적으로 현지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했으나 국무부는 이를 묵살한 채 보안강화 조치 없이 벵가지 공관을 계속 운영하면서 화를 자초했다고 전했다.


또 테러 직전에 아프리카 주둔 미군 사령부가 군(軍) 보안팀을 파견할 것을 제안했으나 스티븐스 전 대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테러가 발생했을 때 군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정보 분석가들도 현지 공관에서 진행된 시위를 적절하게 판단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상원보고서는 벵가지 테러와 관련해 정부당국의 잘못을 상당부분 인정한 것이어서 책임소재와 후속대응 부족 등을 놓고 설전을 벌여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 및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의 논쟁이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상원 정보위의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위원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계속된 음모이론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나 색스비 챔블리스(공화·조지아) 간사는 “행정부가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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