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4-01-16 (목) 12:00:00
1
걷지 못하는 민들레가
바람을 만나니 걷잖아 탁 ! 터져서
간음 없는 마음이 흔하랴
그런 거야 욕하지 마
바람둥이들
한번 누운 곳 정 못 들이는
지상에서 영원히 단잠 못 이루는
2
욕하지 마
먼지처럼 어디에나 몸을 묻히는 마음
아세톤처럼 어디에서나 쉽게 마음 휘발되는
몸의
사랑
고단하게
귀한거야
- 김경미 (1959- )‘바람둥이를 위하여’전문
재미있는 바람둥이 찬가다. 한 번 누운 곳에 정 못 들이고 지상에서 영원히 단잠 못 이루는 이들, 시인은 그들의 행각을 고단하게 귀한 몸의 사랑이라 부른다. 이 시를 재미있게 하는 것은 바로 ‘고단하게’란 말이다. 그 말이 바람둥이를 불쌍하게도 하고 안됐 게도 하고 욕할 수도 없게 한다.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하고 먼지처럼 떠돌아야 하는 저 고단한 운명. 게다가 민들레꽃을 탁, 터뜨리는 것이 또 그들이라 하니 어찌 나무라기만 하겠는가.
- 임혜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