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4-01-14 (화) 12:00:00
사람을 대출하는 도서관
한번 빌리면 30분간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제 말하기 급급한 시대에
이야기 들어주며 구절양장 마음을 읽게 한다는,
별별 사람 다 있는 세상에서
어떤 사람으로 읽히고 있는지
그대 속을 읽지 못해 속 태운 날들
상처받아도 속 끓이지 않는 나무를 생각하네
그댈 제대로 짚어내지 못해 딱따구리 되어 쪼아댔지
사랑하여 아프다는 말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네
오지 않는다고 울컥 속울음 울며
폭설에 길이 막혀버린 그대를 정독하지 못해
동동 발 구르며 원망했던 시간들
오독의 날이 허다했네
또박또박 읽고 싶은데 속독을 하고 마네
오늘도 난, 사람이란 책 속으로헛헛한 마음을 밀어 넣는 중
- 채재순(1994 ‘시문학’등단), ‘사람도서관’전문
스마트폰 때문에 요즘 대화단절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가상공간 속 수많은 독백들이 떠돌지만 누구 하나 진지하게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일이 없다. 모두가 제 말을 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그래서 사람도서관이 생겼다. 그곳에 가면 ‘나’라는 고독한 책을 30 분간 정독해 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에 좀 더 정성을 쏟아야 하리라는 생각이 깊다.
- 임혜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