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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일원 가볼만한 곳 완전정복/ 브로드웨이

2013-12-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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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브로드웨이(Broadway)란 ‘맨하탄의 지명 가운데 하나’임과 동시에, ‘연극과 뮤지컬의 대표적인 극장가’를 의미한다. 우선 지명으로서의 의미를 살펴보면 애비뉴와 스트릿이 바둑판처럼 교차하는 맨하탄의 남단 중앙지점(돌진하는 황소상 옆)에서 북서쪽으로 향해 기울어진 총 27㎞의 길이 브로드웨이다. 지금이야 그저 좁은 길처럼 보일지 모르나, 완성 당시만 해도 이 길이 대로로서의 지위를 가졌기에 이러한 명칭이 붙었다.

하지만 지명으로서의 의미 외에 이곳의 정중앙 부근인 42번가에서 57번가(6-9 애비뉴 사이)에 걸쳐 많은 극장들이 집중되어 있어 일련의 극장가를 가리키는 것이 후자로서의 의미를 뜻한다. 나아가 이 지역의 극장가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연극·뮤지컬계의 메카로서 의미를 갖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

■ 다양한 퍼포먼스 공연의 거점
이미 1732년부터 뉴욕에는 ‘시어터’나 ‘플레이하우스’라는 극장가가 등장했다. 특히 1767년 풀튼 스트릿 남단의 존 스트릿 일대에 ‘존 스트릿 극장’이 설립된다. 이곳에서는 ‘미국인이 쓴 최초의 희곡’ 로열 타일러의 ‘대조(The Contrast)가 상연되었다. 미국과 영국간의 풍속이나 습관 차이를 풍자한 이 작품을 통해 뉴욕에는 공연 문화가 그 씨앗을 뿌리게 된다.


그 후 19세기 말 도시 개발과 맥을 같이 하며 극장가들이 점차 북상하기 시작한다. 특히 1895년 오스카 해머스타인이 브로드웨이와 44번가가 만나는 지점에 올림피아 뮤직홀을 세운 것이 이 극장가의 시초로 알려진다. 그 후 다양한 뮤지컬과 연극 작품이 공개된데 더해, 러시아의 전통 무용이나 프랑스의 발레도 일대에서 공개되었다. 아울러 1947년 제정된 토니상에 더해, 1960년대 인기를 얻기 시작한 각종 코미디 공연은 브로드웨이의 발전에 커다란 도약대가 된다. 이때부터 브로드웨이 무대에는 다양한 퍼포먼스 공연이 주를 이뤘다.

■ 높아지는 오프와 오프오프 브로드웨이의 중요성
흔히 뉴욕의 극장을 구분할 때, 크게 브로드웨이와 오프 브로드웨이, 오프오프 브로드웨이로 나누곤 한다. 이는 간단히 생각해 ‘지역에 따른 분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객석 수나 시장성에 따른 분류’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브로드웨이는 객석 300~400석 이상, 오프 브로드웨이는 100~200석 정도, 그리고 오프오프 브로드웨이는 100석 미만으로 분류하면 훨씬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리고 오프오프에서 흥행을 거둬 오프로, 또 오프에서 시장성을 인정받아 브로드웨이로 오는 일종의 피라미드형 구조로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높아지는 제작비와 임대료에 따라 상업화가 급속히 이뤄지는 브로드웨이에서 참신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오프와 오프오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브로드웨이에 걸린 메이저급 작품만이 아니라, 오프나 오프오프 작품들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코러스라인(Chorus Line)’이나 ‘애비뉴 Q(Avenue Q)’ 등은 오프에서 시작해 브로드웨이로 올라온 작품이며, ‘블루맨 클럽(Blue Man Club)’이나 ‘스톰프(Stomp)’의 경우 현재도 오프 브로드웨이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그 작품성과 실력을 인정받아 장기 공연을 한 우수작들이다. <이수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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