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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이 악물고 턱관절 장애

2013-12-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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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자생한방병원 뉴저지분원장>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들에게는 일정한 특징이 있는데, 그 중 가장 흔한 것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예민하다는 점이다.

치아로 무엇인가를 씹으면 상당히 강력한 힘이 발생되는데, 그러한 행동으로써 긴장을 해소하고 무의식에 있는 스트레스를 발산하게 된다. 그래서 긴장이 될 때에 gum 이라도 씹고 있으면 초조함을 다소 달랠 수 있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동물들 중에 말 (horse) 의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갇혀 있는 울타리를 수시로 씹는 듯 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무엇인가를 씹는 데 작용하는 양 볼 안쪽의 근육들을 저작근이라고 하는데, 동물들은 물론 인간의 저작근은 매우 두껍고 강력하며 음식을 씹어 먹는 데에 매일 사용하므로 잘 단단해 진다. 이 강한 저작근을 이용하여 음식을 잘게 씹어서 위장관의 소화를 돕고, 동물들은 서로 물어뜯어 싸우기도 한다.

문제는 이 저작근이 자꾸 사용될수록 두꺼워지고 단단해져서 턱관절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한 쪽으로만 음식을 씹어 먹어 버릇하여 한쪽 저작근이 두꺼워 진다면, 얼굴 모양도 좌우가 서로 다른 안면비대칭이 된다. 또는 양쪽 저작근이 모두 두꺼워지면 사각턱과 같은 네모진 얼굴로 변해간다.

양 볼의 저작근이 두꺼워지면 얼굴 모양이 변하는 것은 물론이고, 저작근이 매달려 있는 턱을 전체적으로 이동시켜서 턱관절의 좌 우 불균형이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이로 인해 목뼈의 배열이 나쁘게 되고, 나아가 등뼈, 허리뼈의 전신 척주와 좌우 골반의 균형에까지도 차례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턱관절 불균형을 치료하면 안면비대칭, 사각턱,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치료 및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생각이 많고 예민하거나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스트레스가 많은 경향이 있다. 따라서 무의식에 늘 존재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육체적으로 해소될 기회가 필요하며, 다양한 사회적, 예술적 활동과 함께 적당한 신체활동이나 운동 등이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건강한 방법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는 경우, 엉뚱한 방식으로 신체가 반응하여 이를 해소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즉 특정 부위의 근육이 나도 모르게 반응한다던가, 쥐가 잘 나거나 하는 경우이다.

이렇게 많이 관찰되는 것 중에 하나가 밤에 잘 때 본인도 모르게 이를 악 물거나 혹은 이빨을 가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많으며 저작근의 수축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즉 밤에 자면서 낮 동안의 스트레스를 무의식이 반응하여 저작근의 긴장과 수축으로 푸는 것이다.

밤에 잘 때 이빨을 많이 가는 사람이라면 치아를 관찰했을 때에 위아래 치아 끝이 닳아서 노랗게 보이는 것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위아래 이빨들의 높이가 맞지 않아 치아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서서히 갈린 것이다. 혹은 턱이 정상보다 뒤로 좀 더 들어가게 되는 deep bite, 혹은 class 2 부정교합이 되기도 쉽다. 이럴 경우, 자연스러운 교합 상태에서 ‘이’ 해보라고 하면 윗니가 아랫니를 1/3 이상 덮거나, 심하면 아랫니가 윗니에 가려져서 거의 안보이기도 한다.

한의학적인 치료로는 각자의 교합상태에 맞는 구강내 음양균형장치를 물림으로써 이갈이와 이 악무는 습관을 방지함과 동시에 윗니와 아랫니, 좌우 턱관절의 음양균형을 맞추어 전신척주와 골반 균형을 도모한다. 또한 추나약물로 눌린 신경을 보호하고, 통증의 원인인 염증을 제거하며, 침치료로써 스트레스와 전신불균형으로 인한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해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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