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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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일원 가볼만한 곳 완전정복/ 브라이언트 팍

2013-12-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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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운동 거점이 휴식과 문화 공간으로...

1847년 리저보 스퀘어로 처음 오픈
흑인 징병제에 저항한 반대 운동의 거점
남북전쟁때 군 연병장으로도 이용
1990년대 초부터 ‘브라이언트 팍 여름 영화축제’ 개최
겨울은 시티은행 협찬으로 무료 스케이트장 운영

로어 맨하탄의 주코티 팍처럼 ‘일종의 비영리단체’ 브라이언트 팍사가 관리하는 공원이 뉴욕공공도서관 옆에 자리한다. 시민과 비영리 단체 간 파트너십의 성공 모델로 주목받는 ‘브라이언트 팍(Bryant Park)이다. 사실 이곳의 공간감을 접하다 보면 다소 비좁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할 수 있다. 너른 잔디밭 하나가 거의 전부, 게다가 주위로는 높은 건물과 시끄러운 차도가 둘러싸 상당히 혼잡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그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시민들의 위락 시설을 담아내려 한 노력만큼은 가히 그 규모 이상이다.

사회운동과 군 연병장을 거쳐 시민의 위락지로 발전
당초 황무지에 가깝던 일대가 1847년 리저보 스퀘어(Reservoir Square)로 처음 오픈했다. 이후 한 시기 흑인 징병제에 저항한 반대 운동의 거점이 되고, 남북전쟁 때는 군 연병장으로도 이용되었다. 또한 역사적인 ‘뉴욕 크리스탈 팔레스’와 함께 다양한 전람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그러다 1884년 마침내 리저보 스퀘어가 브라이언트 팍으로 변경, 그 이름은 당시 미국의 낭만주의파 시인 겸 ‘뉴욕이브닝포스트(현 뉴욕포스트)’편집장이던 윌리엄 브라이언트에서 유래한다. 완성 초기만 해도 다소 황량하던 분위기는 1899년 공원 옆에 도서관이 건설되고, 각종 편의시설이 더해지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휴식과 문화 이벤트의 거점
한 시기 브라이언트 팍은 인근 타임스퀘어의 영향으로 매춘과 마약 거래상, 홈레스의 메카가 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멀어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공원관리위원회가 제시한 개혁 프로그램에 따라 점차 환경을 개선. 이때는 북 마켓을 비롯해 박물관, 학교, 오피스 등을 다수 마련해 사람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1988년 뉴욕공공도서관과 함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친 뒤, 현재는 미드타운 6애비뉴의 휴식 거점으로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점심시간 이곳에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기는 직장인들에 더해, 여행 중 잠시 휴식을 취하는 관광객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현재 브라이언트 팍은 여름과 겨울에 각각 정기적인 문화 이벤트를 개최해 주목을 받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영화채널 HBO의 후원 아래 진행하는 ‘브라이언트 팍 여름 영화 축제’를 시작한 것. 매년 여름마다 매주 월요일 저녁에 영화를 상영하면 많은 이들이 잔디밭에 둘러앉아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며 영화를 감상한다. 주로 클래식 영화나 명작을 공개하지만, 간혹 최신 화제작도 상연되기에 관심을 모은다.

또한 겨울에는 시티은행의 대규모 협찬을 통해 스케이트장을 마련,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스케이트화만 있으면 이용은 무료. 물론 스케이트화를 현장에서 저렴하게 대여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때는 스케이트장 주위로 아기자기한 가게들까지 열어 흥미로운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한다. <이수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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