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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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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일원 가볼만한 곳 완전정복-뉴욕공공도서관

편의성과 거부들의 자금 후원이 낳은 지적 전당

당초 이 도서관은 애스터 도서관과 레녹스 도서관에서 그 원류가 출발했다.

하지만 두 곳 다 재정적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했고, 이에 1886년 전 뉴욕주지사 사무엘 틸튼이 세상을 떠나며 ‘도시에 훌륭한 독서방과 무료 도서관을 유지하고자’ 240만 달러라는 거액을 기증한다. 이를 바탕으로 1895년 5월 위의 두 도서관을 합병시키며 탄생한 것이 바로 뉴욕공공도서관이다.


무엇보다 이 합병은 도시의 지적 전당을 완성시켰다는 의의에 더해 ‘개인의 철학과 자산이 더해져 공익에 기여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큰 주목을 얻었다. 이후 앤드류 카네기를 비롯해 존 라커펠러, 제이 굴드, 코넬리우스 밴더빌트 등이 이 도서관에 자금을 후원했다. 그로 인해 도서관의 내실을 기할 수 있었고 그 규모 역시 급팽창을 거듭했다. 이로서 뉴욕공공도서관은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이어졌고, 그것은 남다른 편의성과 접근성을 낳아 배움의 기회를 민주화시키는데도 적잖이 기여했다.

지적 전당의 미래, 그 향방은

현재 5애비뉴 40-42번가 사이에 당당히 자리한 메인 건물은 원래 크로튼 저수지가 자리하던 습지대였다. 이를 인근 브라이언트파크와 연계해 ‘새로운 지적 전당’으로 탈바꿈시키려는 계획 아래, 초대 관장인 존 소 빌링스가 도서관 건립을 제안했다. 이 때 총 7개층에 걸쳐 거대한 독서 공간과 책 보관소, 자료 열람실 등이 더해지게 되었다.

최근 들어 이 도서관은 전자책과 관련해 격심한 논쟁에 휘말리기도 한다. 도서관 리노베이션에 발맞춰 소장본 300만권 중 절반을 뉴저지 주내 창고로 빼기로 한 것이다. 대신 이를 디지털화시켜 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와 연계된 것으로 시대 변화에 보조를 맞추려는 도서관 나름의 노력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등 작가 1,000여명이 반대 청원과 함께 각 언론에 기고문을 게재하며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각 출판사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역시 이 프로젝트의 운영을 어렵게 한 것. 시대 변화라는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맞지만, 이를 다르게 바라보는 이들도 많은 시점에서 도서관 측이 어떻게 대처할지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2004년 개봉된 영화 ‘투모로우’에서는 이상기후로 지구 종말을 맞은 인류가 도시 한 가운데의 도서관을 생존거점으로 삼는다.

바로 그 무대가 뉴욕공공도서관. 구텐베르크 성경과 니체의 철학서 중 어느 것을 먼저 장작불에 집어넣을까 고민하는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지적 원천이 인류사의 모든 것임을 의미하는 감독의 함의는 아니었을까.

<이수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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