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칼럼/ 주택 렌트비 지원

2013-11-23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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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자연사 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은 맨해튼 79가에 있다. 만약 박물관 관장이 그 박물관 소유의 아파트에 공짜로 살고 있다면, 세금 문제는 어떻게 될까?

뉴욕 타임스가 이를 문제 삼았다. 렌트 시세를 따지면 관장은 매달 1만 달러의 소득을 누락했다. 박물관도 그 W-2 소득에 대한 세금을 떼지 않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기사였다.물론 박물관 측은 관장이 집에서도 일을 하기 때문에 사무실의 연장(business premises)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을 했다. 144년의 역사를 가진 박물관이 대책 없이 그렇게 했을 리도 없다.


사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은 흔하다. 회사 자동차를 출퇴근과 같은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때, 회사는 차량유지비를 비용으로 공제는 하면서 개인의 소득으로는 포함시키지 않는 문제가 그렇다. 직원들의 개인 휴대폰 요금을 회사가 대신 내주거나 회사 밖에서 직원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왜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 직원들(사장 포함)이 회사로부터 받는 혜택(Fringe Benefit)은 모두 W-2에 포함시켜야 한다. 실제 가격을 따져서 다른 주급과 마찬가지로 세금을 공제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몇 가지 예외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앞의 박물관측이 인용하고 있는 Section 119 Exclusion (IRC §1.119-1(b))에 근거한 주택 렌트 면제 조항이다. 면제를 받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그 주택이 ‘주된 근무 장소’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 조항이 아주 애매하다는데 있다.

모텔의 방 하나를 공짜로 쓰는 모텔 매니저와 콘도 건물에 사는 관리인, 그리고 입주 가정부와 같은 경우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집에서 자주 다른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그 집이 회사의 바로 길 건너에 있다면?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직원들의 주택수당이나 렌트 지원을 근로소득으로 보지 않는다(소득세법 시행규칙 제15조의 2). 그래서 미국에 와 있는 한국의 일부 업체들이 이를 직원들의 W-2 소득에 포함시키지 않아서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법조문 자체는 세줄 밖에 안 되면서 실제로 사실관계를 따져볼 때는 애매한 규정이 어디 이 뿐인가? 아니면 법은 분명하게 썼는데 사람들이 자꾸 유리하게 해석을 하는 것인가? 하긴, 모든 것이 분명해서 다툴 일이 없다면 회계사나 변호사들도 할 일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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