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내형(뉴욕함소아 원장)

“애가 밖에 나가서 찬바람 맞으면서 놀았더니 콧물을 흘려요. 기침도 조금씩 하는 것 같은데 약 처방 좀 해주세요.”

아침, 저녁 본격적으로 쌀쌀해지는 지금 계절에 아이가 콧물이 비치거나 기침을 시작하게 되면 엄마는 몸과 마음이 바빠지게 됩니다. 이놈의 콧물이 보이지 않아야 감기가 좋아지고 건강해진다고 생각해서, 내지는 데이케어나 학교에서 어떤 연락을 받을까 두려워서 서둘러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하죠. 인펙션이 있다고 진단을 받고 결국 손에 약봉지를 받아야 마음이 편해지게 됩니다.

정말 엄마의 간절한 바람처럼 감기가 빨리 낫고 잔병이 없는 튼튼한 아이로 키우려면 콧물이 보이자마자 약을 먹여 콧물을 멈추게 하고 집안에서만 있게 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겠죠? 건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찬바람에 흘리는 콧물을 겁내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아이를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 병에 대처하는 엄마의 태도와 생각이 가장 중요합니다. 콧물이 안보여서 속이 시원한 것은 엄마이지만 아이의 건강을 돕는데 최선은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코는 외부의 공기를 흡입해서 폐에 전달해주는 기관이죠. 갑자기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면 코는 폐에 직접적인 영향을 덜 주기 위해서 공기의 흐름을 차단하거나 온도를 높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콧물,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가 찬바람에 콧물을 흘리는 것이 이 때문이지요.

콧물은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몸 안에 들어온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나쁜 물질을 없애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콧물은 그 자체로는 나쁜 것이 아니고 면역 활동의 결과이기 도합니다. 또한 적당한 콧물은 쉽게 건조해질 수 있는 코 점막을 촉촉하게 보호해주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아 호흡기 학회와 알러지 학회의 전문가들이 코를 진찰할 목적 이외에 감기를 치료할 목적으로 콧물을 제거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침 역시 안 좋은 먼지나 바이러스, 세균, 찬 공기 등이 기관지와 폐로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수단입니다.

이런데도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한다고 바로 약을 먹여서 눈앞의 증상만을 해결하고 없애는 데 급급할 건가요?

물론 오랜 기간 콧물을 달고 산다거나 기침양상이 감기가 좋아진 후에도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보다 우선해서 아이가 충분한 면역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하려면 콧물이 멈추는 약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코 점막이 튼튼해지고 몸의 혈액순환을 도와서 감기에 쉽게 걸리지 않고 혹여 감기에 걸렸다 하더라도 쉽게 떨칠 수 있게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한방과립제나 오미자차, 생강차, 모과차 등의 한방차, 면역한약 등을 먹이며 건강하게 견뎌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고 평생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 주는 일은 엄마의 책임입니다. 아이가 두어 번 감기에 걸렸을 때 올바로 감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다 보면 나중에는 아이 스스로 하루 이틀 만에 감기를 물리칠 수 있을 만큼 강한 면역력이 생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