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벌레를 어떻게 먹냐고? 메뚜기처럼 맛·영양 최고야

2013-11-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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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용 곤충으로 만드는 요리 인기

▶ 개미·전갈·나방 애벌레 등 개도국 영양 공급원서 별미로, 갑각류 앨러지 있으면 피해야

무분별한 생태 파괴, 대량농업으로 인해 피할 수 없는유전자 조작 농산물, 공장식목축으로 인해 성장호르몬과항생제를 과다 사용한 육류 생산은인체의 피해뿐만 아니라환경오염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그나마 안전하게 여겨졌던바다마저도 방사능 오염으로병들어가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개미, 개미 알, 벌집 나방, 귀뚜라미,메뚜기, 전갈, 애벌레, 딱정벌레같은 곤충과 벌레가 새로운 대체식량으로 진지하게 거론되고 있다.

유엔의 보고에 따르면 인간이음식으로 먹을 수 있는 곤충의종류만 해도 무려 1,000종이넘는다고 한다.



<이은영 객원기자>

혐오식품으로 취급되어 벌레를 어떻게 먹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30~40대 이상 한국인이라면 튀긴 메뚜기 별미를 먹어보았고,길에서 파는 번데기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지난주 허핑턴포스트가 벌레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 5곳을소개했는데, 메뚜기 스시를 만든 일식당을 비롯해 한인타운의 단성사와목마르종의 번데기 볶음과 탕을 소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태국 같은 동남아시아의 몇 나라를 비롯해 남아메리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같은 곳에서는 개미, 나방 애벌레 같은 곤충을 주요 식량으로먹은 지 오래 되었으니 사실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니다.

곤충을 먹은 역사는 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오래 되었다.

세례 요한의 모습을 묘사할 때 낙타 털옷을 입고 가죽 띠를 맸으며메뚜기와 벌꿀을 먹었다고 하였고, 레위기에서는 각종 메뚜기,귀뚜라미, 방아깨비를 먹을 수 있는 식량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흰개미를 숲에서 나는 진미로부르며 즐겨 먹는데, 한차례 비가 쏟아지고 난 후 아이들은양동이를 들고 다니며 보보라 불리는 흰개미를 쓸어 담기에 바쁘다.

살아 있는 채로 먹기도 하고, 집에 가져가면 엄마가 매운 고추와 향신료로양념해 볶고, 끓이고, 만두소로 빚어내기도 한다. 먹을 것이 없어서먹는 것이 아니라 영양이 풍부하고 정말로 맛이 좋아 먹는다고 한다.

벌레라는 소리에 자동으로 인상이 찌푸려지게 마련이지만 생각을 조금만바꿔보면 대부분의 벌레는 피를 보며 소와 닭을 도축해 먹는 것보다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대체식품이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말린 애벌레는 소고기에 비해 두 배이상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100g에 칼슘, 철, 마그네슘, 인, 칼륨, 아연과 같은 미네랄도 고루 들어 있다.

식량문제 전문가들은벌레가 개발도상국의영양소 공급원으로 활용될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점을 높이 평가하고,애벌레를 갈아서 만든가루로 걸쭉한 죽을 만들면영양 결핍인 아이들의 보충식이 되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영양섭취 외에도 벌레를 먹으면 유익한 점은 환경을 해치지 않는다는것이다. 벌레는 물이 거의 필요하지 않고 온실개스도 배출하지 않는다는점이 육류 단백질을 대표하는 소와 비교했을 때 사육과정의 자연친화적인장점이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지속 가능한 단백질 공급원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든 벌레를 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야생 채소처럼살충제나 여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지역에서 잡은 것들이 식용으로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단 주의할 점은 바다의 갑각류 앨러지가있는 사람들은 벌레에도 앨러지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새우를 떠올려보면 되는데, 이런 모양의 바다 갑각류와 벌레는 친척으로 절지동물에 속하기 때문에 같은 앨러지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부패하는 물질들을 먹어치우는 대부분의 갑각류와는 달리,식용 벌레는 대개 깨끗한 잎사귀만을 먹으며, 벌레를 통하지 않는다면인간이 직접 소화시킬 수 없는 식물들도 먹는다는 이득이 있다.

이미 벌레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은 블로그를 통해 벌레의 유익함에 대해알려주고 있으며, 벌레 요리법과 구입법을 소개하는 요리책도 출간되어있다. 식재료 구입하듯 벌레를 주문할 수 있는 웹사이트도 많이 있다.

흥미를 가지고 둘러보면 귀뚜라미로 만든 단백질 에너지 바, 벌집나방애벌레로 만든 타코 정도는 맛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벌레 식품 웹사이트>
* sdwaxworms.com-벌집나방 애벌레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 hotlix.com-전갈, 귀뚜라미 등의 벌레가 들어간 막대사탕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 chapul.com-귀뚜라미로 만든 단백질 에너지 바를 생산한다.

* thailandunique.com-전갈, 대나무 애벌레, 귀뚜라미, 방아깨비, 나방 등을 깔끔하게 포장된 상태나 캔으로 구입할 수 있다. 칠리 디핑소스, 전갈 보드카 같은 제품도 있다.

* girlmeetsbug.com-지구를 구하기 위해 벌레요리를 소개하고 개발한다는 다니엘라 마틴의 블로그. 벌집나방 애벌레로 만드는 타코 요리법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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