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
2013-11-12 (화) 12:00:00
달걀이 아직 따뜻할 동안만이라도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사는 세상엔 때로 살구꽃 같은 만남도 있고
단풍잎 같은 이별도 있다
지붕이 기다린 만큼 너는 기다려 보았느냐
사람 나 죽으면 하늘에 별 하나 더 뜬다고 믿는 사람들의 동네에
나는 새로 사온 호미로 박꽃 한 포기 심겠다
사람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내 아는 사람이여
햇볕이 데워놓은 이 세상에
하루만이라도 더 아름답게 머물다 가라
이기철 ( 1943- ) ‘사람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 전문
세상은 사람이 있어 아름답다. 살구꽃처럼 만나 갈잎처럼 헤어지더라도 사람사이에 사랑이 있기에 세상은 진실로 아름답다. 죽으면 별이 된다고 믿는 착한 마음과 지붕 위로 하얗게 피어날 박꽃을 심는 지순한 기다림이 있어 세상은 살아갈만한 곳이다. 가을이 겨울로 가는 길목, 따스함이 그리워지는 이 계절에 하루만이라도 따스한 사랑으로 머물다 가시라 노래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애틋하다.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