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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빠진 이빨 구하기

2013-11-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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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주 <이튼치과 원장>

이바진 (15세, 가명) 군의 아버지가 필자의 병원으로 다급하게 전화한 시각은 진료시간이 조금 지난 저녁이었다. 필자는 응급으로 오는 환자를 30여분 정도 기다렸다가 검진을 시작 하였다.

이바진 군은 농구경기를 하고 있었고, 다른 선수와의 충돌로 인해 위쪽 앞니가 이미 1/3 정도 빠져 있는 상태였다. X-ray 검진 결과 다행히 치아자체의 절단은 관찰되지 않았고, 약간의 치조골 손상만 의심 되는 상태였다. 필자는 발치를 결정하고, 발치 후 즉시 구강외 신경치료를 실시한 후 치아 식립을 하기로 하였다.


신경치료는 일반적으로 충치로 인해 치수 및 치근이 감염되었을 경우에 시행되는 시술이다. 신경의 즉시 감염으로 인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 혹은 오랜 감염으로 인해 신경이 괴사된 경우 신경치료를 통해 치근을 다시 치아의 일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이바진 군의 경우는 사고로 인해 치아가 빠져 버린 경우로서. 신경치료를 구강 밖에서 시행 하여, 빠진 자리에 다시 식립해야 하는 아주 드문 경우에 해당된다.

구강외 신경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술 환경이 임플란트 수준의 청결을 유지해야 된다는 점이다. 구강외 신경 치료 과정 중에 발치된 치아의 표면에 도포되어 있는 조직들이 손상되거나 감염되면 신경치료 후 치아 식립 성공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신경치료에 사용되는 각종 약제에 의해 조직들이 변형될 경우에도 성공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구강외 신경치료를 마친 후, 치아가 빠진 자리 (치와) 에 식립을 하고, 치아의 고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인접치아와 연결을 하였다. 교정에서 사용되는 고정성 리테이너를 이용하여 3-4 개월간 고정 상태를 유지하면, 자연치아와 동일한 상태로 회복이 가능해 진다.

이바진 군과 같이 운동경기 중에 충돌로 인한 치아 이탈은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빠진 치아의 표면을 잘 보호하여 치과로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이바진 군처럼 완전이탈이 아니 경우, 그대로 오면 되고, 완전 이탈인 경우에는 혀밑에 물고 오거나, 식염수 혹은 우유 등에 담아서 가져 와야 한다. 땅에 떨어진 치아의 경우 표면에 묻어있는 이물질을 제거 하려 노력 하지 말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조직이 손상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바진 군은 여러 가지로 운이 따른 경우다. 사고 직후 1시간 이내에 치과에 도착했고, 바로 신경치료를 실시 할 수 있었으며, 치아가 완전 이탈되지 않고 치와에 남아 있는 상태로 내원을 하였기에 뿌리 표면이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였다. 비록 시술을 위해 퇴근을 2시간이나 미루었고, 모임에 늦을 수밖에 없었지만, 치과의사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케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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