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년 봄·여름엔 화려한 미니멀리즘

2013-1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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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패션위크 통해 본 내년 패션 트렌드

▶ 오간자나 시폰 등 얇은 천으로 만들어 속옷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시스루’ 의상, 옷에 절개를 넣어 안감이나 피부가 보이게 한‘컷 아웃’ 장식이 있는 옷. 목에서 어깨까지 노출한‘오프 숄더’ 상의까지. 내년 봄과 여름에‘옷 좀 입는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올해 구입한 이들 유행 의상들을 잘 보관해 두는 게 좋겠다. 찬바람에 옷깃을 꼭꼭 여미게 되는 요즘이지

■ 소재도 컨셉도 믹스&매치우선 뉴욕, 파리 등 세계 주요 패션위크의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젊은 디자이너들의 의상이 눈에 띄었다. 행사 셋째 날인 20일 무대에 오른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은 해골 프린트, 물방울 무늬, 체크 등 다양한 패턴을 적절히 사용한 위트가 느껴지는 의상을 선보였다.

남성적인 느낌의 옷에 여성스러운 장식을 덧대거나, 실크와 니트, 메시 소재를 적절히 섞는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여러 컨셉을 자유로이 교배한 디자이너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쇼였다.넷째 날인 21일 패션위크의 화제는 ‘스티브 J & 요니 P’의 부부 디자이너 정혁서, 배승연씨였다.

‘블랙 앤드 화이트’가 바탕이 됐던 이번 패션위크에서 주황, 초록, 보라 등 선명한 색상들로 채운 무대는 단연 눈에 띄었다. 메인 모티프였던 유니콘 프린트와 형광색 톤으로 재해석된 카무플라주(군대 위장복에 사용되는 무늬) 패턴이 눈길을 끌었다.


내년 봄·여름 시즌 불어닥칠 스포츠 패션의 열기를 반영한 듯 쇼를 마친 후 디자이너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런웨이에 등장하는 이색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 기대 높이는 남성복의 진화전반적으로 간결한 실루엣에 소재와 색상으로 디테일을 강조한 남성복은 눈에 띄는 특정 디자이너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았다. 북미, 유럽에 비해 유독 높게 나타나는 한국 남성 소비자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 덕분이다. 패션위크 첫 무대의 주인공이었던 이주영 디자이너의 ‘레쥬렉션’(RESURRECTION)은 주로 남성의 신체 분할에 중점을 둬 몸이 돋보이게 하는 의상이었다.

올해 남성복은 여성복과 거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부분이 많았다. 레쥬렉션의 경우 여성복에 자주 등장하는 오간자, 실크, 메시 소재 등을 활용한 시 스루 의상을 과감히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검정, 회색 등 무채색의 유행이 반영됐지만 주황, 녹색 등을 포인트 색상으로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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