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랍어

2013-10-3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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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에 웃음이 가득한 남자가 웃음을 멈추고
말한다 “ 아랍어를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당신은 고통을 이해할 수 없어요-”
고통은 머리 뒤쪽과 관계가 있다,
아랍인의 슬픔은 머리 뒤쪽에 있는데
오직 말만이 그것을 깨고 나온다, 눈물짓는 돌이
퉁겨내는 소리, 오래된 철문의 경첩이 삐걱이는 소리
“그것을 알게 되면,” 그는 속삭인다. “언제든
그 방안으로 들어가도 되요. 당신이 멀리서만 듣던 음악,
낯선 결혼식의 북치는 소리,
당신의 몸속에 우물, 비의 안쪽, 천 개의
팔딱이는 혀. 당신은 이제 변화한 것이죠.”
밖, 눈은 그쳤다.
눈이 거의 오지 않는 땅,
우리는 시간이 백색으로 고요히 자라나는 것을 느껴왔다.
나는 고통에는 혀가 없는 줄 알았었다.
…후략…

Naomi Nye ( 1952- )’아랍어’ 일부

아랍어를 제대로 발음 할 수 있을 때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고 시인은 말한다. 여기서 아랍어는 시인의 모국어이기도 하지만 인생의 ‘고’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서의 일반 언어이기도 하다. 고통이 몸을 뚫고 나와 드디어 소리가 될 때 인간은 진정 아픔이 무엇인가를 알 것이며 피안의 땅을 또한 알게 되리라는 시인의 메시지. 고통을 통해 모국을 이해하고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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