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1596년 작품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 돈밖에 모르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다. 안토니오는 친구 바사니오의 구혼여비 마련을 위해 자신의 배를 담보하고 샤일록에게 돈을 빌린다. 돈을 갚지 못하면 자기의 살 1파운드를 준다는 약정서를 쓴 다음. 안토니오는 돈을 갚지 못해 법정에 서게 된다.
재판에 지면 살 1파운드를 샤일록에게 잘라 주어야 한다. 이 때 바사니오의 구혼을 허락한 포오셔가 남장을 하고 재판관이 되어 법정에 선다.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잘라 주되 피를 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한다. 결과는 샤일록의 패. 샤일록은 재산을 몰수당하고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할 것도 명령받는다.
이렇듯 유대인하면 돈밖에 모르는 사람들로 인식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인류 역사에서 유대인만큼 박해를 많이 받은 민족도 없고 인류에 공헌한 민족도 드물다.
유대인은 2차 대전 전에 2,000만명에 가까웠다. 허나 히틀러에 의해 600여만명이 죽은 후 줄어들었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고 귀향한 유대인이 520여만명이며 미국에 530여만명, 나머지는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140여 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다.
세계 인구의 2%도 안 되는 이들이 세상을 움직인다. 2013년 12명의 개인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된 중에 6명이 유대인이다. 50%다. 프랑수아 알글레르(물리학), 마이클 레빗(화학), 랜디 세크먼(생리의학), 제임스 로스먼(생리의학), 아리에 와르셀(화학), 마르틴 카르플루소(화학) 등이다. 1901년부터 2013년까지 노벨상 수상자 중 약 22%(159명)가 유대계통이다.
지금까지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는 미국이고 미국국적의 유대인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유대인은 노벨상뿐만이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종교, 철학 등의 분야에서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비록 적은 숫자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유대인들에겐 어떤 비결이 숨어있을까. 전문가들은 유대인의 자녀신앙 교육법인 ‘쉐마교육’에 있다고 본다. ‘쉐마’는 ‘들으라’란 뜻으로 성경구약 민수기에 나온다. 유대인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특히 어머니)에게 쇄마와 구약성경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자란다.
그래서 유대인들의 암기력은 뛰어나다. 아이들은 구약성경 중 모세의 오경을 그대로 외우며 랍비들은 구약성서 전체를 외운다고 한다. 또 다른 이유는 멸시와 천대 속에서 유랑민처럼 살아야 했던 유대인들이 살아남을 길은 전통을 지키는 일이었고 공간개념보다는 시간개념에 충실한 때문이라고도 한다. 공간개념은 집과 토지 등에 집착, 시간개념은 기회에 집착하는 것이다. 유대인에겐 시간은 재물 이상으로 중요하다.
어느 교수는 한국인과 유대인을 비교한다. 비슷한 점으로 머리가 좋음, 부지런함, 교육열, 여성주도적인 역할 등을 말한다. 그런데 교육열이 다르다 한다. 한국교육은 경쟁 · 전투형으로 학교나 직장에 들어가는 시험기술 터득이지만 유대교육은 지식에 대한 근본을 이해시켜 새로운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 배양이라 한다. 그것이 유대인들이 노벨상을 많이 받는 계기가 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