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가주 ‘부메랑 바이어’ 크게 늘었다

2013-10-24 (목)
크게 작게

▶ 차압 아픔 딛고 재구입… LA는 전체 3.7% 올해부터‘모기지 승인 유예’시작 영향 FHA 론 차압 1년 경과 후 신청자격 검토

남가주 ‘부메랑 바이어’ 크게 늘었다

차압을 당했지만 다시 주택 구입에 나서는 부메랑 바이어가 올 들어 크게 늘었다. 이르면 2~3년 내에 주택 재구입에 성공하고 주로 차압률이 높았던 지역에서 부메랑 바이어들의 구입이 활발하다.

차압, 숏세일, 개인파산 등의 이유로 주택을 급 처분한 뒤 다시 주택구입에 나서는‘부메랑 바이어’가 꾸준히 늘고 있다. 올 초부터 주택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한 부메랑 바이어는 차압률이 높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다. 차압이나 숏세일 후 이르면 2년 내에 모기지 대출조건을 갖출 수 있고 대개 3~5년이 지나면 정부 보증의 대출도 받을 수 있는데 올해부터 이같은 조건을 갖춘 부메랑 바이어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는 것. 주택 차압자들 중 일부는 쓰라린 경험으로 인해 주택 구입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고 임대를 지속하는 비율이 높다. 그러나 주택 구입에 대한 의지가 남아 있는 부메랑 바이어들은 주택 구입 적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의욕적인 주택 구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모기지 금리가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주택가격도 오름세인 점도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심리를 더욱 자극하는 요인이다.

■남가주 부메랑 바이어 비율 높아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이 활발한 지역은 주로 차압률이 높았던 지역들이다.


존 번스 부동산 컨설팅사의 조사에 따르면 차압률이 높았던 남가주의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지역에서 올 상반기 매매된 주택 중 약 4%가 부메랑 바이어들에게 팔렸고 LA 카운티의 부메랑 바이어 주택 구입 비율은 약 3.7%로 전국에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밖에도 피닉스(약 3.6%), 시카고(약 2.5%), 애틀랜타(약 2.4%), 라스베가스(약 2.12%), 워싱턴 DC(약 2.1%) 등의 지역에서도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활동이 매우 활발했는데 모두 주택 차압률이 높은 지역들이다.

리얼터 매거진에 따르면 이 중 피닉스의 경우 향후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대출 유예기간 끝나

올해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이 급증한 이유는 올해부터 모기지 대출승인 ‘유예’기간이 끝나는 주택 차압자가 많아서다.

FHA의 경우 차압 완료 후 이르면 3년 내에 다시 FHA 융자승인 자격을 인정하고 있고 기타 정부 보증 모기지 대출은 5~7년이 지나면 대출 승인 자격을 주고 있다.

차압매물 정보 사이트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2007년 9월부터 2010년 8월 사이 차압이나 숏세일로 집을 급 처분해야 했던 주택 소유주는 약 430만명.


이들 중 차압시기가 이른 경우 이미 컨벤셔널 융자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고 막바지인 2010년에 차압을 당했어도 올해부터 FHA 융자에 대한 신청자격이 발생하게 된다.

‘주택도시개발국’(HUD)은 올해 8월 차압주택 소유주들의 FHA 융자 유예기간을 현재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부메랑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활동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년 단축안이 통과되면 추가로 약 250만명의 부메랑 바이어가 FHA 융자 신청자격을 갖추게 될 것으로 리얼티 트랙은 추산하고 있다.

■FHA 융자 차압 후 3년

주택 차압 경험자는 주택 구입에 대한 의지를 잃기 쉽다. 정든 집을 잃었다는 아픈 기억을 지우는데 상당기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차압 후 주택 재구입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고 해도 현금 구입이 아닌 이상 당장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불가능하다. 정부 보증 대출을 비롯, 대부분의 대출 조건상 일정기간이 지나야 대출 신청자격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모기지 대출 신청 유예기간은 모기지 유형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FHA 융자의 유예기간이 가장 짧은 편이다. 리얼터 매거진에 따르면 차압 직전 FHA 융자 보유자는 차압 완료 후 약 3년만 기다리면 다시 FHA 융자를 신청할 수 있다.

FHA 융자 재신청을 위해서는 가구 주소득자가 실직했거나 사망, 발병 등의 사유에 따른 재정 악화로 차압을 당했다는 일종의 ‘하드십 레터’도 함께 첨부해야 한다.

FHA 융자 재신청 유예기간을 현재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개정안이 추진 중인데 통과될 경우 부메랑 바이어들의 FHA 융자 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보증 컨벤셔널 융자 4~7년

일반 렌더가 발급하고 국영 모기지기관인 프레디맥이나 패니매가 보증하는 모기지 대출을 재신청하기 위한 유예기간은 FHA 융자보다 조금 길다.

프레디맥의 경우 숏세일이나 ‘자발적인 소유권 양도’(deed-in-lieu)를 한 경우 약 4년의 기간을 주고 차압의 경우 약 7년이 지나면 대출 신청자격을 인정한다.

패니매는 차압의 경우 프레디맥과 동일하게 약 7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지만 숏세일은 2년만 지나면 재신청 자격을 갖춘 것으로 간주한다. 반면 정부 보증 없는 일반 모기지 대출의 유예기간은 훨씬 짧지만 이자율과 만기 등의 조건이 불리하기 때문에 여러 렌더에게 문의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유예기간 크레딧 보수기간으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차압으로 인한 크레딧 손상 폭은 생각보다 크지 않고 회복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차압기록은 없지만 오히려 잦은 연체나 고부채 비율 등의 기록을 지닌 대출자의 크레딧 회복이 더욱 어렵다. 따라서 차압을 당했어도 주택 재구입 계획이 있다면 모기지 대출 자격을 다시 갖추게 될 때까지 손상된 크레딧을 회복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차압이나 숏세일로 인한 크레딧 점수 하락폭은 대개 약 85점에서 160점 사이. 차압기록은 크레딧 보고서 상에 약 7년간 남아있기 때문에 이 기간은 차압기록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떨어진 크레딧 점수를 다시 끌어올리는 작업이 중요한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존의 크레딧 카드나 차량 할부금 등을 연체 없이 기한 내에 납부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일부 대출금을 상환하고 발급기간이 오래됐거나 사용하지 않는 크레딧 계좌는 폐지해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소득 대비 대출 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는 것도 크레딧 점수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다운페이먼트 적립은 기본

주택 차압자 중 주택 구입 때 낮은 비율의 다운 페이먼트나 아예 다운 페이먼트를 하지 않고 주택을 구입한 경우가 많다. 재정이 악화되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재융자나 페이먼트가 어려워져 차압이나 숏세일로 집을 처분한 경우다. 이제는 다운 페이먼트를 하지 않고 모기지 대출을 받기 힘든 시기다.

부메랑 바이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최소 3.5% 이상의 다운 페이먼트 금액을 마련해야 그나마 FHA 융자를 신청해볼 수 있다. 기타 컨포밍 융자를 신청하는 경우 적어도 20% 이상의 다운 페이먼트 금액이 준비되어야 모기지 보험 가입조건이 제외되고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CAIVRS 조회

차압된 주택이 정부기관이 보증하는 담보대출이었을 경우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이 운영하는 ‘신용불량 확인 시스템’(CAIVRS: Credit Alert Verification Reporting System)을 통해 대출자의 기록을 사전 점검해야 한다. CAIVRS는 FHA를 포함, ‘연방재향군인회’(VA), ‘연방농무부’(USDA) 등의 정부 기관 보증을 통해 모기지 대출을 발급 받은 대출자 중 연체기록이 있는 대출자의 기록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모기지 대출기관이 정부 보증 대출을 신청하는 대출자의 과거 연체기록을 점검하기 위해 운영되는 시스템으로 과거 연체기록이 정리되지 않았을 경우 정부 보증 대출신청이 불가능하다. 일반인은 시스템 조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렌더에게 조회를 의뢰토록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