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칼럼/ 한국에서 올 돈

2013-10-2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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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3월24일, ‘미안한 환율’ 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여기에 쓴 적이 있다. 그 후에도 계속 올라가, 6월24일 연중 최고점(1,161원)을 찍었다. 반대로, 지금은 넉 달 만에 100원(9%)이나 떨어졌다.

지난 열 달 동안 V자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모양으로 올라갔다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08년 9월 ‘리먼 사태’ 이후 처음으로 1,050원대 이하로 떨어질지도 모른다. 물론 한국 정부가 가만히 있지 않겠지만.


한국으로 미국의 달러가 밀물처럼 들어가고 있으니 한국 돈의 가치가 올라간다. 수출은 지난해 2월 이후 1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역사상 가장 긴 40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는 지연되고 정치는 엉망이여서 미국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4개월 전에 한국에서 1,000만원을 보내면 8,600 달러를 받았다. 지금은 9,400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다. 1억원이면 8,000달러나 차이가 난다. 한국에서 돈을 갖고 들어올 사람들. 그동안 눈치만 보다가 이제 서서히 움직일 것이다. 그동안 환율 눈치만 봤다면, 이제는 미국이나 한국의 국세청 눈치를 볼 차례다.

미국으로 돈을 보내는 한국의 입장에서 먼저 보자. 외화송금이 많이 자유화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세금을 안 받겠다는 뜻은 아니다. 1년에 1만달러를 넘는 증여성 송금이나 10만달러 이상의 유학 경비 송금은 한국 국세청에 자동 통보된다. 해외직접투자는 한도는 없지만 다음달 25일까지 국세청 통보를 하도록 되어 있다(한국 외국환 거래규정 제 4조).

한국에서는 증여를 받은 사람이 증여세를 낸다. 그러나 미국 송금은 증여를 한 사람이 연대납세의무를 진다. 부동산 매각자금 확인서나 자금출처확인서 같은 증빙이 있어야 송금이 가능한 경우도 많다.

돈을 받는 미국의 입장은 어떤가? 송금 자체는 세금이 없다. 그러나 재산이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지나? 한국의 친척으로부터 상속이나 증여를 받았더라도 마찬가지다. 소액으로 쪼개거나 여러 사람 이름으로 나누어 송금하다가 미국의 FINCEN이나 한국의 FIU에 보고되어 본격적인 세무감사로 이어져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자금거래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정상’ 여부의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회계사가 하는 것도 아니다. 한국과 미국의 국세청(IRS), 그들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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