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가 나무들과 함께 있을 때

2013-09-2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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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숲 속에 있을 때
특히 버드나무, 주엽
그리고 너도밤나무, 참나무 소나무들이
은밀한 즐거움을 내뿜어주는 것을 느낀다.
그들이 나를, 날마다, 구원한다고 할 수도 있다.
선하고 분별력 있으며
서두르지 않고 세상을 거닐며
겸손하게 살아가고픈 내 희망에서
나는 너무 멀리 있다
주변의 나무들은 잎새를 흔들며
소리쳐 말한다 “ 여기에 좀 더 머물지 그래”
나뭇가지에서 빛이 흘러내린다
나무들은 또 이야기 한다 .‘ 아주 쉬워
너도 나처럼 빛으로 가득 차올라
편안하고 평화롭게 빛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이거든‘

메리 올리버(1935-)
‘내가 나무들과 함께 있을 때’ 전문 임혜신역

우리는 왜 세상에 왔을까, 성공을 하러 왔을까, 아니면 훌륭한 사람이 되러 왔을까. 숲 속의 나무들은 말한다. 당신은 다만 햇살을 온 몸에 받으며 푸른 공기 속에서 평화롭게 빛나기 위해 왔다고. 우리는 대답한다. 너무 많은 할 일이 있어서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다고. 나무는 다시 말한다. 숲 속을 거닐며 잠시라도 신의 보배로운 선물을 누려보라고. 그러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당신도 나처럼 평화를 호흡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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