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편·부침개·토란탕…마음은 고향으로

2013-09-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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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부침개·토란탕…마음은 고향으로

토란 들깨탕

송편·부침개·토란탕…마음은 고향으로

개성 주악

19일, 한국에선 오늘이 추석이다. 최악의 공휴일로 악명 떨쳤던 2012년을 보상이라도 하듯 한국의 올해 추석 연휴는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장장 5일간 쉬는 날이 이어져 직장인들에게 즐거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멋드러진 추석빔을 입고, 쫀득하고 달콤한 송편을 하루 종일 집어먹으며, 은근한 맛의 탕국에 여러 가지 요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사치스러운 날이기도 하다. 금방 지져낸 따끈한 생선전, 시원한 국물의 나박김치와 보들보들한 갈비찜, 잡채를 생각하면 절로 행복해진다.

추석은 설, 한식, 단오와 함께 우리 민족의 4대 명절로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글자 그대로 ‘달 밝은 가을밤’이라는 뜻으로 다른 말로는 가베일, 중추절, 가위, 한가위라고도 한다. 송편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제물을 만들어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며 농공감사제를 지내고,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달맞이도 한다.


추석하면 뭐니 뭐니 해도 송편이다. 지금은 LA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구해 먹을 수 있는 흔한 떡이지만, 추석의 송편은 원래 그렇지 않았다. 연중 가장 먼저 수확된 햅쌀로 빚은 송편을 ‘오려 송편’이라 하여 가장 중요시 여기던 조상의 차례상과 묘소에 올렸다. 오려는 올벼의 옛말. 송편이라는 이름은 솔잎을 켜마다 깔고 찌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떡에서 솔잎 향기가 나 입맛을 돋운다. 또 소나무의 정기를 먹어 마음을 다스린다는 일설도 있다.

쌀가루를 익반죽할 때 쑥이나 모시잎, 송기(소나무껍질을 손질한 것)를 찧어 넣어 쑥 송편, 모시잎 송편, 송기 송편으로 3색 송편을 만들기도 했다. 요즘에는 세 가지 색 송편믹스가 나와 어렵지 않고 고운 색의 송편을 만들 수도 있다.

대개 여성들이 둘러앉아 빚게 마련이라 송편 빚기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 송편을 잘 빚으면 좋은 신랑을 만나고, 임산부는 예쁜 딸을 낳는다 하여 더욱 정성을 들여 빚었고, 떡에 붙은 솔잎의 방향에 따라 아들이나 딸을 낳을지를 점치기도 했다고 한다.

송편의 모양은 주로 반달이지만 제주도에는 보름달을 본 따 둥글게 빚어 완두콩 소를 넣고, 전라도 고흥에서는 모시 송편을, 평안도에서는 조개 송편을, 경상도에서는 칡 송편을, 강원도에서는 감자 송편을, 충청도에서는 호박 송편 등 지역 산물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추석을 맞아 간단히 송편도 만들고 달맞이도 하는 즐거운 한가위가 되기를 바란다.

송 편

▶재료 물, 참기름 약간씩
<흰 송편> 멥쌀가루 2컵, 고운 소금 약간, 꿀 1큰 술, 뜨거운 물 4큰 술
<단호박 송편> 멥쌀가루 2컵, 단호박 1/4통, 고운 소금 약간, 꿀 1큰 술, 뜨거운 물 약간
<참깨 소> 볶은 참깨 2-3큰 술, 꿀 1/2큰 술, 고운 소금 약간 <녹두 소> 껍질 벗긴 녹두 5큰 술, 꿀 1큰 술, 고운 소금 약간

▶만들기
1. 흰 송편-멥쌀가루는 체에 내려 꿀과 소금을 넣고 손으로 비벼 고루 섞는다.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으며 매끈한 질감이 나도록 치대서 반죽한다.
2. 단호박은 씨를 제거하고 찜기에서 20분 정도 쪄낸다. 단호박이 식으면 껍질을 벗기고 으깬 뒤 체에서 내린다. 멥쌀가루는 체에 내려 꿀과 소금을 넣고 손으로 비벼 고루 섞는다. 단호박을 넣고 치대서 매끈하게 반죽한다.
3. 참깨는 블렌더에 갈고 꿀과 소금을 섞어 참깨소를 만든다.
4. 녹두는 6시간 불리고 30분간 쪄서 익힌다. 잘 익으면 블렌더에 넣어 갈고, 꿀과 소금을 섞어 은행 알 크기로 뭉친다.
5. 반죽을 동그랗게 빚은 후 납작하게 만든다. 가운데 소를 넣고 반달모양으로 접는다.
6. 찜판에 솔잎과 면보를 깔고 송편을 놓는다. 25~30분간 찐다.
7. 물과 참기름을 2:1비율로 섞어 두었다가 송편에 발라서 식힌다.


조약돌 모양 특별한 떡‘개성 주악’

송편 외에 특별한 떡으로 추천할 만한 떡이다. 송편은 쉽게 구입이 가능하지만 개성 주악(사진)은 구입도 쉽지 않고 직접 만들어 먹으면 정말 맛있기 때문에 소개한다. 둥근 보름달 모양으로 복스럽고 예쁘다. 찹쌀 도넛처럼 만들면 되기 때문에 집에서 만들기에 크게 어렵지 않다. 동그란 조약돌 같은 모양 때문에 궁중에서는 조악, 민가에서는 주악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재료 찹쌀가루 10컵, 생막걸리 1컵, 밀가루 1컵, 소금 1큰 술, 설탕 1컵, 조청 시럽(또는 꿀) 600cc, 생강즙 약간, 대추 약간

▶만들기
1. 조청에 생강즙을 넣고 한 번 끓여 생강향을 부드럽게 한다. 물을 조금 넣고 끓여서 농도를 묽게 해도 된다.
2. 고명으로 사용할 대추를 원하는 모양으로 썰어둔다.
3. 찹쌀가루에 밀가루, 설탕을 넣고 한 번 체에 내린다. 가루에 막걸리 1컵을 넣고 반죽한다. 반죽의 농도를 봐가면서 물을 첨가해도 된다. 반죽을 많이 치댈수록 튀겼을 때 모양이 꺼지지 않고 형태가 유지된다.
4. 반죽은 송편 반죽보다 되게 한 다음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플래스틱 랩으로 덮어둔다.
5. 반죽을 한 입 먹을 크기로 떼어 손으로 조물조물 만져 동그랗게 만든다. 손바닥에 얹고 살짝 눌러 납작하게 한다.
6. 젓가락으로 반죽의 가운데를 눌러 도넛처럼 구멍을 낸다.
7. 팬 2개를 준비해 하나에는 기름을 약간만 두르고, 하나에는 튀김을 할 수 있을 만큼 기름을 붓는다.
8. 기름을 약간만 두른 팬을 제일 약한 불로 가열하고 반죽을 금색이 나도록 앞뒤를 지진다.
9. 지진 주악을 튀김 팬에 넣어 역시 약한 불에서 천천히 튀긴다. 반죽이 부풀어 올라 동그란 모양에 금색으로 튀겨지면 된다. 기름을 뺀다.
10. 주악을 조청시럽에 담가 굴리고 건진다. 접시에 담는다.
11. 젓가락으로 구멍을 뚫은 부분이 메워지고 윗면에는 움푹 팬 모양이 된다. 이 부분에 대추나 잣 같은 고명을 얹는다.

토란 들깨탕

추석하면 송편과 함께 떠오르는 음식이 토란이다. 토란으로 탕을 만들어 먹고 줄기는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으면 좋다. 탕 외에 장조림 정도 밖에는 특별한 요리법이 없는 토란은 쪄서 그냥 먹어도 간식으로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토란과 가장 잘 어울리는 들깨로 토란 들깨탕을 만들어보자.

▶재료 토란 300g, 쌀뜨물, 국거리 소고기 200g, 떡볶이떡 6개, 멸치다시마 육수 3컵, 마늘 2톨 곱게 다진 것, 참기름 1큰 술, 소금 1작은 술, 후추 약간, 들깨가루 4-5큰 술, 송송 썬 파 약간

▶만들기
1. 장갑을 끼고 토란 껍질을 벗긴다. 토란에 소금을 뿌리고 살살 문지르고 점액질이 생기면 물로 헹궈낸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쌀뜨물을 끓이고 토란을 담가 살짝 데쳐낸다. 이렇게 하면 떫은맛을 없앨 수 있다.
3. 쇠고기는 작은 크기로 자르고, 떡볶이 떡도 한 입 크기로 작게 자른다.
4.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쇠고기를 볶다가 떡과 육수를 넣고 끓인다.
5. 한 번 끓어오르면 토란을 넣어 익힌다. 토란이 다 익으면 들깨가루를 넣어 덩어리가 지지 않도록 풀어준다.
6. 간을 보고 소금과 후추로 가감하고 파를 뿌려낸다.

새우 연근전

잔치에 빠질 수 없는 전. 새우 연근전은 맛도 좋고 모양도 예뻐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가 된다. 식사뿐만 아니라 식전 음식으로도 아주 잘 좋다.

▶재료 새우 400g, 연근 200g, 마늘 1톨, 밀가루 약간, 달걀 1개, 소금 1/2작은 술, 후추 약간, 맛술 1/2작은 술

▶만들기
1. 새우는 곱게 다진다. 다진 마늘, 소금, 후추, 맛술 약간을 넣어 새우를 양념한다. 여기에 연근도 함께 조금 다져 넣어도 된다.
2. 연근은 채칼로 얇게 저며 썬다. 약 3mm 두께면 적당하다.
3. 연근의 한쪽 면에 밀가루를 묻히고 1의 새우를 적당히 덜어 꼼꼼히 눌러가며 붙인다. 가장자리가 매끈하게 정리되도록 손가락으로 잘 눌러준다. 한쪽 면에만 연근을 붙이는 것이 쉽고, 익히기도 수월하다.
4. 달걀을 풀고 3의 연근 새우를 적신다.
5. 중간불로 달궈진 팬에서 노릇하게 앞뒤로 구워낸다.

■재미로 알아보는 추석 음식 칼로리

*송편-입이 심심할 때 한두 개씩 집어먹다 한 접시 비우기 쉬운 자그마한 송편은 열개만 먹어도 한 끼 식사양이 되는 칼로리를 보유하고 있다.

깨송편 1개 42칼로리
콩송편 1개 40칼로리

*전-명절에 빠질 수 없는 메뉴, 기름을 듬뿍 둘러 지져낸 전은 심심한 맛과는 달리 칼로리가 매우 높은 음식이다.

굴전 1개 46칼로리
녹두 빈대떡 1장 194칼로리
고기 완자전 1개 90칼로리
동태전 1개 88칼로리
호박전 1개 36칼로리
고추전 1개 87칼로리

*고기요리-주요리가 되는 고기가 들어간 찜, 볶음도 높은 칼로리를 자랑한다.

갈비찜 1토막 143칼로리
불고기 1접시 370칼로리
닭찜 1접시 280칼로리

*생선구이-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크기에 비해 칼로리는 낮은 편이다.

조기 1마리 300칼로리
갈치 1토막 300칼로리
고등어 1토막 500칼로리
도미 1토막 21칼로리

*나물-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나물을 배부르게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사리 1접시 50칼로리
숙주 1접시 35칼로리
시금치 1접시 55칼로리
도라지 1접시 100칼로리
취나물 1접시 40칼로리

*튀김류-한두 개에서 그쳐야 할 메뉴. 한 접시 비웠다가는 하루 열량을 모두 섭취하게 된다.

고구마 1개 83칼로리
야채 1개 112칼로리
오징어 1개 106칼로리

*그밖에 반찬과 국

잡채 1접시 280칼로리
탕평채 1접시 90칼로리
쇠고기 무국 1그릇 76칼로리
탕국 1대접 197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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