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숙성기간 따라 다른 질감… 900종류 ‘입맛대로’

2013-08-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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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기간 따라 다른 질감… 900종류 ‘입맛대로’

6개월 이상 숙성한 경질치즈.

숙성기간 따라 다른 질감… 900종류 ‘입맛대로’

치즈와 와인 페어링.

그 자체만으로도 맛과 풍미를 가득 머금어 하나의 훌륭한 음식이 되고, 수많은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되는 재료로 사용되는 치즈. 조금만 넣어도 음식의 풍미가 확 살아나기 때문에 치즈 없는 샌드위치와 파스타는 생각할 수도 없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버터 파스타가 그 좋은 예인데, 금방 삶아낸 파스타가 뜨거울 때 버터를 넣어 녹이고 파마산 치즈만을 뿌려 만든 것이지만 맛의 만족도는 일류 요리 부럽지 않을 만큼 높다. 그 밖에도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 치즈 피자, 마카로니 치즈, 치즈 케익, 간식으로 먹는 스트링 치즈, 치즈 케사디아, 치즈 김밥, 치즈 라면 등 치즈가 주재료로 듬뿍 들어간 음식들이 즐비하여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하는 메뉴들이다.

미국인들은 연간 약 31파운드의 치즈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프랑스인들은 이보다 많은 50파운드의 치즈를 먹는다.


세계에는 900종류가 넘는 치즈가 있다. 스위스의 에멘탈(Emmental)과 그뤼에(Gruyere), 프랑스의 브리(Bire)와 카망베르(Camembert), 영국의 스틸톤(Stilton)과 체다(Cheddar), 독일의 구다(Gouda), 그리스의 페타(Feta), 이탈리아의 파마지아노-르지아노(Parmagiano-Reggiano)와 모짜렐라(Mozzarella), 스페인의 케소 맨체고(Queso Manchego), 멕시코의 코티하(Cotija), 미국의 아메리칸(American) 치즈 등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치즈들이다.

치즈는 참으로 신비롭다. 모두가 하얗고 달콤하며 향기로운 포유동물의 젖으로 시작되는데, 그 결과는 천차만별로 질감, 맛, 형태가 모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다양한 치즈를 만들어낸다.

소젖, 염소젖, 양젖으로 만든 치즈가 가장 일반적이며, 물소 젖으로 만든 모짜렐라도 있다. 다른 종류의 젖을 섞어 독특한 제품을 만들기도 하고, 사용한 레닛(송아지의 제 4위에서 얻은 단백질 분해효소), 제조방법과 숙성기간에 따라 여러 가지의 제품이 탄생한다.

치즈를 구분 지을 때 가장 쉬운 기준이 되는 것은 질감이다. 으깬 두부 같은 질감의 리코타, 크림치즈 같은 신선한 염소치즈, 몽글몽글한 작은 동그라미로 분리된 코티지치즈 같은 종류는 연질 치즈(soft fresh cheese)다. 우유에 레닛을 섞어 금방(그래도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은 걸린다) 만들어낼 수 있으며 숙성을 하지 않아 풍부한 크림 맛이 두드러지며 수분 함량이 많다.

연질 치즈와 비슷한 질감이지만 숙성을 거친 연질 숙성치즈(soft ripened cheese)는 브리와 까망베르 같은 치즈를 말한다. 부드럽고 밀도가 높아 쫀득한 느낌이 나며 외부에 흰색의 곰팡이꽃 껍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연질 치즈(semi soft cheese)가 그 다음으로 하바티(Harvati), 폰티나(Fontina), 림버거(Limburger), 고르곤졸라(Gorgonzola) 같은 종류다. 모양이 반듯하게 잡힐 정도로 굳었으나 쉽게 잘라지고 녹으므로 여러 가지 요리에 사용하기 편리하다. 각종 향신료를 첨가해 독특하고 매운 맛을 내도록 만든 종류가 많다. 수분 함량이 44~52%로 냉장에서 2~3개월가량 보존이 가능하나 실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쉽게 변질된다.

조금 더 단단하고 숙성기간을 거친 종류는 반경질 치즈(semi hard cheese)로 기본적으로 3개월 정도는 숙성해서 만들어진다.


체다, 구다, 에멘탈이 반경질 치즈에 속하는데, 체다는 6개월 이상 숙성하면 향이 강해져 샤프(sharp) 체다로 부른다.

단단해서 치즈 그레이터로 갈아서 사용하는 종류를 경질 치즈(hard cheese)라고 한다. 파마지아노-르지아노, 로마노(Romano), 아시아고(Asiago)가 이에 속한다. 최소 5~10개월의 숙성기간을 거쳐 만들어 지므로 신선한 크림 향에서 발전해 복잡한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질감으로 치즈의 종류를 쉽게 구분하면 내가 좋아하는 맛의 치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좋아하는 치즈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와인과 곁들이는 것이다. 치즈와 와인을 고를 때 참고하면 좋은 몇 가지 기준을 알아보자.

레드 와인보다 화이트가 더 잘 어울려

1. 화이트 와인이 가장 쉽다-와인과 치즈하면 레드와인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화이트 와인이 더 좋다. 화이트 와인은 태닌이 강하지 않으므로 치즈의 맛을 방해하지 않고 신맛의 산도가 적절해 치즈를 더 맛있게 느끼게 해준다. 섬세한 우유 향에 여러 가지 풍미가 곁들여진 크리미한 질감의 치즈와 잘 어울리는 장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치지 않은 종류가 좋은데 예로 리즐링, 대부분의 소비뇽 블랑, 스페인산 알바리노스가 있다.

2. 레드 와인이라면-태닌이 적으며 달고 향기로운 과일 맛이 두드러지는 피노누아, 가벼운 진판델, 보졸레 종류가 좋다. 완전히 반대로 충분히 숙성해 태닌이 부드럽게 원숙한 맛이 나는 레드 와인이면 좋다.

3. 치즈도 음식이다-일반적으로 음식과 와인을 매치하는 방법을 따르면 가장 쉽다. 부드러움, 딱딱함, 바삭거림 같은 음식의 무게와 질감, 시고 달고 맵고 짠 맛, 요리에 사용된 주재료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와인을 매치하듯 치즈도 하나의 음식으로 생각하면 된다. 신선한 염소치즈와 리코타, 크리미한 브리와 까망베르, 어린 구다와 체다치즈 등은 화이트 와인과 좋고, 몇년씩 묵혀 숙성해서 단단한 질감과 강한 향을 가진 치즈 종류는 레드 와인과 곁들이면 된다.

4. 그래도 꼭 카버네 쇼비뇽과 함께 먹고 싶다면-태닌이 강한 카버네 같은 레드와인과 곁들이고 싶다면, 숙성기간이 길고 단단한 질감에 짠맛도 강한 종류의 치즈를 찾아보자. 치즈 전문점에 가서 여러 가지 치즈를 맛보면 놀랄 만큼 묵직한 질감(meaty)에 짙은 맛을 내는 숙성 치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래 숙성한 샤프 체다(sharp cheddar), 드라이 잭(dry jack), 파마지아노(Parmagiano), 양의 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로마노에 꿀을 살짝 뿌려서 견과류와 곁들이면 맛이 더욱 짙어져 좋다.

5. 블루치즈와 스위트 와인-와인과 치즈 페어링의 하이라이트, 최고의 궁합이라고 말할 수 있는 만남은 블루치즈와 스위트 와인이다. 전통적으로 로크포르(Roquefort)는 살구향의 단맛과 귀족적인 풍미로 최고의 디저트 와인으로 손꼽히는 소테른(Sauterne)과 곁들인다. 스틸턴(Stilton)은 단맛이 두드러지고 알콜도수도 높은 포트(port)와, 골곤졸라(Gorgonzola)는 청포도로 만들어 가볍고 상쾌한 모스카토(Moscato)와 완벽히 어울린다.

6. 와인과 곁들일 여러 가지 맛있는 재료들-바게트, 크래커, 포도, 말린 과일(살구, 건포도, 무화과), 잼(딸기, 무화과), 견과류(호두, 아몬드, 땅콩, 설탕 입힌 피칸), 절인 올리브, 피클(단맛이 적은 코니숑), 살라미, 프로슈토 같은 부재료를 곁들이면 풍성한 치즈 플레이트가 완성된다. 커다란 접시나 나무 도마에 치즈와 함께 부재료를 곁들이내면 스낵이나 간단한 식사로도 최고다.


*마카로니 앤 치즈

컴포트 푸드이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클래식 메뉴인 마카로니 앤 치즈는 와인과 곁들이면 부족함 없는 한 끼 식사가 된다. 실패 없는 최고의 맛을 내는 레서피를 알아보자.

▶재료

(12-14인분) 팬코 빵가루 1/2컵, 녹인 버터 1작은 술, 버터 스틱 1개(1.2컵), 밀가루 1/2컵, 우유 5컵, 말린 겨자가루 1/2작은 술, 흰 후추 1/2작은 술, 카이앤 페퍼 1/4작은 술, 넛맥 1/8작은 술, 소금 1작은 술, 월계수잎 2장, 작게 잘라진 마일드 체다 치즈(shredded mild cheddar) 4컵, 작게 잘라진 스위스 그뤼에르 치즈(shredded Swiss Gruyere) 3컵, 1파운드의 파스타(조개모양, 큰 사이즈의 마카로니가 좋다), 헤비크림 1/2컵, 9×13인치의 오븐용 그릇

▶만들기

1. 파스타를 포장의 방법대로 삶아서 익힌다. 물에서 건져둔다. 오븐은 350도로 예열한다.

2. 마른 팬을 달구고 녹인 버터 1작은 술과 빵가루를 부어 섞어서 살짝 갈색이 돌고 바삭해질 때까지 약 10분 정도 볶는다. 그릇에 담아 식혀둔다.

3. 큰 소스 팬에 버터 1스틱을 넣어 중간불로 가열해 녹인다. 버터가 완전히 녹으면 밀가루를 넣어 섞는다. 거품이 나고 부드럽게 섞이도록 2분 정도 저어둔다. 불에서 내리고 우유를 천천히 부으면서 섞는다. 여기에 말린 겨자가루, 카이앤 페퍼, 흰 후추, 넛맥, 소금, 월계수 잎을 넣고 섞는다.

4. 2를 다시 불에 올려 가열한다. 부글거리며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낮은 불에서 30분 정도 익힌다. 가끔 저어준다. 월계수 잎을 건져낸다.

5. 각각 3컵씩의 체다와 그뤼에를 4에 넣어 저으면서 녹인다.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저어준다. 여기에 익힌 파스타를 넣고 고루 섞는다. 파스타에 소스가 잘 코팅되도록 잘 섞는다.

6. 오븐용 그릇의 안쪽에 버터를 고루 칠해 두고 5를 붓는다. 그릇의 가장자리를 따라가며 헤비크림을 붓는다.

7. 나머지 체다치즈 1컵을 고루 뿌리고 위에 빵가루를 뿌린다.

8. 7을 쿠킹호일로 덮고 오븐에 넣어 20분간 익힌다. 호일을 벗기고 10분 더 굽는다. 마지막에 브로일러를 켜고 5분 더 익혀서 윗면이 바삭해지도록 한다.

*치즈 트러플(20~24인분)

크림치즈 같은 평범한 치즈에 이것저것 양념을 섞어 동그랗게 빚어내면 파티를 더욱 빛내줄 치즈 트러플을 만들 수 있다. 치즈 맛이 강하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치즈 트러플을 만들어보자.

▶재료

크림치즈 8온스 2팩, 작게 잘라진 샤프 체다치즈(shredded cheddar) 8온스 1팩, 마늘가루 1작은 술, 카이앤 페퍼 약간, 레드 페퍼 플레이크 1/4컵, 파슬리 곱게 다진 것 1/4컵, 피칸 작게 다진 것 1/3컵

▶만들기

1. 크림치즈, 체다치즈, 마늘가루, 카이앤 페퍼를 보울에 넣고 핸드 믹서를 이용해 고루 섞는다.

2. 1의 치즈 반죽을 반으로 나누고, 한 덩어리에 레드 페퍼 플레이크, 파슬리 다진 것의 반을 넣는다.

3. 2의 반죽을 냉장고에 넣어 2~3시간 정도 굳힌다.

4. 스푼으로 조금씩 떠서 동그란 볼을 만든다. 손바닥에 놓고 살짝 굴리면 쉽게 만들 수 있다.

5. 볼을 나머지 파슬리와 피칸 다진 것에 넣고 굴려서 묻힌다.

6. 크레커, 과일과 함께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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