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6,600피트 정상… 첩첩 봉우리 사면에 이어지고

2013-08-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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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가이드 Mt. Williamson

▶ 고도 높아질수록 관목·소나무 군락 왕 복 5마일 한여름에도 서늘한 바람

6,600피트 정상… 첩첩 봉우리 사면에 이어지고

Mt. Williamson 정상에서의 서쪽 전경인 Bear Canyon과 Twin Peaks 등의 산줄기들이 보인다.

요즘처럼 뜨거운 8월의 햇살 아래에서 등산을 한다는 것은, 언뜻 생각하면, 대단한 고역이 아닐 수 없을 듯하다. 그러나 사실은 그와 반대이다. 즉요즘같이 낮시간이 긴 계절이야말로비교적 먼 곳에 있는 깊은 산도 무리없이 산행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좋고, 대개의 경우높은 산의 산행은 그 등산 출발점 자체의 고도가 높기 때문에, 오히려 피서의효과까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LA 인근의 높은 산들은 해발고도가 3,000미터가 넘는 곳이 많기 때문에 (백두산의 높이는2,774미터, 한라산은 1,950미터, 지리산은 1,917미터임) 등산의 경험이 별로 없는 분들에겐 다소 무리가 될 수가 있으나, 그보다 조금 낮은 산을 잘선택하면 얼마든지 즐겁고 시원한 산행이 가능하다.

앤젤레스 국유림 내의 Mt. Williamson도바로 그런 산의 하나이다.


등산 시작점의 고도가 6,600´(2,012m)로 이미 높은 지대이기 때문에 우선 몸을 감싸드는 공기가 시원하고, 정상은 그 높이가 8,214´(2,504m)나 되어 더위 걱정은 기우일 뿐이다. 등산거리도 왕복 5마일로 길지 않고 순등반고도도 1,600´ 정도에 그쳐 웬만하면 다들 힘들지 않게 잘 오를 수 있으며, 게다가 등산과정에서나 정상에서의 뷰는 매우 환상적이다.

■ 가는 길 - Fwy 210에서 La Canada의Hwy 2 East로 나와 동쪽으로 약40마일을 가면, 도로가에 수시로 꽂혀있는 Mile Marker 상으로 64.1지점에이른다. 왼쪽으로 잘 마련된 큰 주차장이 있다. Islip Saddle이다. 주차 후 주차허가증(adventure pass)을 차 안에 잘걸어둔다.

■ 등산코스 - 등산로의 입구는 서쪽에 있는 화장실의 오른쪽으로 있다. 완만한 오름길로 시작된다. 참나무와 소나무, 전나무들이 멋진 조화를 이룬 가운데 사이사이로 땅에 바짝 붙은채 옆으로 넓게 가지를 펼쳐나가는 빨간 줄기의 manzanita들도 보기에 좋다.

PCT의 구간이기도 한 이 등산로는 때로는 나무그늘로, 때로는 직접 햇볕에노출되며, 굽어지고 펴지며 이어진다.

거의 2마일을 올라왔을 즈음,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PCT는 그쪽으로 내려가며 이어진다. Mile Marker62.5지점에서 시작하여 Little RockCreek의 남쪽 언덕을 통과하여 올라오는 또 하나의 등산로이다. 우리는 오른쪽의 오름길로 계속 나아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관목들과 소나무들이 운치를 더해간다. 0.5마일쯤 더올라왔을 때 능선의 고점에 닿게 되며,길이 좌우로 갈라진다. 오른쪽(남쪽)으로 50m쯤을 가면 평평한 맨땅의 정상에 이른다.

Mt. Williamson의 ‘The Official’ Summit(8,214´)으로 전망이 매우 뛰어나다.


먼저 남쪽을 바라보자. Mt. Islip(8,250´),Hawkins(8,890), Throop(9,138´),Burnham(8,997‘)에 이어 Baden Powell(9,399´)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가까이로 실제보다 커 보이는 것은Mt.Lewis(7,946´) 이다.

다시 서쪽을 보자. 빼어난 자태의 세겹의 산줄기가 첩첩하다. 앞쪽이 Mt.

Waterman의 줄기이고, 가운데는 TwinPeaks의 줄기, 뒤쪽은 Monrovia Peak와 Mt. Wilson이 이어지는 줄기이다. 왼편으로 널찍하게 펼쳐진 계곡은 BearCanyon으로 이에서 모아진 물이 SanGabriel River의 West Fork에 합류되고결국 Azusa쪽의 저수지로 흘러든다. 볼수록 그림 같다.

다시 북쪽을 본다. 이곳에서부터 시작되어 북서쪽으로 계속 이어져 뻗어가는 Pleasant View Ridge를 따라, 열병을 기다리는 병사들처럼, 전거한 봉우리들이 도열해 있다.

마지막으로 동쪽을 보자. 능선 바로아래의 Palmdale에 이어 끝없이 광활한Mojave 사막이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돌출된 산줄기와 사막의 평지가 면하는 지점을 잘 살펴보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직선으로 뻗어 있는 거무스레한 주름지대를 분별할 수 있다. 길이가810마일에 이른다는 San Andreas 단층이다. 지진이 일어나는 이유를 우리 인류가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있게 된 현장이란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산줄기의지각은 태평양판이고, 발아래의 저 사막은 북미판인데, 두 개의 판이 서로맞닿아 비끼면서 태평양판은 1년에35mm쯤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고한다. 좀 더 걷고 싶다면 능선을 따라북서쪽으로 향한다. 0.3마일쯤에 TheTrue Williamson에 이른다. 전망은 조금전과 유사하나, 잘하면 동쪽 산줄기 아래로 Devil’ s Punchbowl County Park의바위들을 볼 수도 있다.

올라온 길을 되짚어 하산한다. 왕복5마일 또는 5.6마일의 거리에 4~6시간이 소요된다.

망원경이 있으면 가져가면 좋겠다.

■ 사족 - 좀 더 다양한 경관을 즐기려면 두 대의 차로 와서, 한 대를 MileMarker 62.5 지점의 등산로 입구 옆에세워두고, 64.1지점의 Islip Saddle에서등산을 시작한다. 하산할 때엔, 등산 시작점에서 2마일쯤에 있는 Junction에서오른쪽(서쪽)의 PCT 코스를 따라 내려간다. Little Rock Creek 의 남쪽 면을지그재그로 내려가면서 기암절벽과 수려한 산세를 즐길 수 있다. 거리와 소요시간은 거의 같다.

정진옥 <재미한인산악회 등반이사>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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