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삼계탕 한 그릇이면 더위에 지친 몸 거뜬

2013-07-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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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찹쌀·인삼·대추·밤·마늘 넣고 푹 고아 한방-해물-대나무통 삼계탕 등 다양 삼복더위 최고 보양식… 타인종도 즐겨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찹쌀, 인삼, 대추, 생강, 마늘 등의 재료와 함께 푹 고아 만든 삼계탕은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삼복더위를 지켜주는 여름의 대표적 닭요리로 한국인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뚝배기에 담겨 끓어오르는 채로 뜨거운 김을 쐬고, 또르륵 땀방울까지 흘려가며 열심히 먹고 나면 얼굴빛이 환해지고 기분도 좋아져 기력이 솟는 것 같은느낌이 확실히 든다.

알맞게 익은 닭고기는 가슴, 다리 부위별로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달라 먹는 재미가 있고, 속에서 찰 지게 익은 찹쌀밥을 진한 국물에 살살 풀어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신선하게 버무린 부추 겉절이나 잘 익은 김치만 있으면 어느 진수성찬부럽지 않게 영양과 맛 모두를 갖춘 상차림이 된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땀을 흘려가며 먹는 뜨거운 닭요리를 우리가 유독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여름에는 상승된 외부 기온 때문에 체온도 함께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계절보다 피부근처에 20~30%의 많은 혈액이 모이게 된다. 상대적으로 체내의 위장과 근육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않는다. 체온 또한 바깥으로 몰려 체내의 온도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여름철에 찬 음식을 많이섭취하면 배탈 같은 증상이 흔하게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여름철에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 위장과 간을 보호해 주고 혈액순환을 도와 몸속이 편안하도록 도와주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삼계탕의 뜨끈한 국물, 부드러운 고기, 찰밥을 먹은 후 몸이 기력을 얻은 듯 든든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영양도 고루 갖추고 있어 더위로 입맛이 없거나기력 없을 때, 아이들의 보양식, 환자의 회복식으로최고의 음식이 된다. 삼계탕은 아시아뿐만 아니라미국과 유럽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인타운의 식당에서도 삼계탕을 먹는 외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일본 작가 무라키미 류는 자신의 소설에서 삼계탕을 대한민국 최고의 요리라 칭찬했고, 중국의 영화감독 장이머우는 삼계탕을 진생 치킨수프라 부르며 한국 방문 때마다 즐긴다고 한다.

인삼을 넣은 삼계탕이 일반화된 것은 인삼의 대량 재배가 시작되고부터다. 오늘날의 삼계탕은 부재료로 녹각, 밤, 황기, 당귀, 잣 등이 추가되는 것은기본이고, 자연산 전복을 껍질째 넣거나 낙지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동충하초, 감초, 황기, 녹각 등의 온갖 한약재가 다 들어가는 한방 삼계탕이 나온 지는 이미 오래고, 낙지와 꽃게, 전복 등을 넣은해물 삼계탕, 대나무 통에 넣고 쪄내는 대나무통삼계탕 등 다양한 종류가 만들어지고 있다.

풍부한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의 보고인 닭고기는 질감이 연하고 지방이 근육 속에 섞이지 않아맛이 담백하고 소화 흡수가 잘 되며 다른 육류에비해 성인병의 위험에서 자유롭다.

한편 더운 날씨에 몸보신을 할 수 있는 닭요리는삼계탕뿐 아니다. 얼큰하고 매운 국물이 일품인 닭개장도 있고, 냉면 육수처럼 새콤한 양념을 한 닭육수에 잘게 찢은 닭고기와 메밀국수를 넣어 푸짐하게 말아먹는 초계면도 있다. 여름을 건강하게 지켜줄 삼색 닭요리를 알아보자.

삼계탕

간단히 닭과 마늘 정도만 넣고 끓여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며, 인삼, 전복,옻 등을 사용해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끓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손님대접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찹쌀을 뱃속에 채워 넣으면 좋지만, 국물이 탁해지고 밥알이 돌아다니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지저분해지는 게 싫다면 닭 뱃속에는 양파, 대추, 밤 등을 채워 넣고, 찹쌀은 베보자기나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의 망에 넣어 익히면 알맞은 양의 밥을 만들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기본 삼계탕 만드는 법을 알아보자.


살얼음이 낀 차가운 닭 육수에 메밀국수를 말고 겨자와 식초로 간해서먹는 차가운 초계면. 냉면 같은 시원하고 새콤한 맛으로 여름철 입맛을 살려주는 식사가 된다.

얼큰하고 매운 국물이 당길 때 만들면 좋은 뜨거운 닭요리다. 육개장보다 기름기가 적어 가볍게 먹을 수 있다.

▶재료-삼계탕용 영계(600~800g) 1마리,찹쌀 1/2컵, 대추 4개, 수삼 1뿌리, 마늘 4~5톨, 물 6컵, 소금과후추 약간씩

▶만들기

1. 찹쌀을 물에 담가 1시간 이상 불린다.

2. 닭은 깨끗이 손질한다. 속을 물로 깨끗이 헹궈내고, 목과 꽁지 부분의 껍질을 뒤집어 지방 덩어리를 손으로잡아당겨 떼어낸다.

3. 수삼 껍질의 이물질을 제거한다.

4. 닭의 배 속을 채운다. 목과 연결된안쪽에 큰 대추와 마늘을 넣어 구멍을 막고 찹쌀을 채운다. 그래야 끓이는 동안 찹쌀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나머지 마늘, 대추, 수삼을 넣고 꽁지껍질 쪽에 칼집을 넣어 다리를 X자로 끼워 단단히 고정한다.

5. 냄비에 물을 붓고 닭을 넣는다. 국물에 간을 하지 않고 끓여야 닭고기가부드럽게 익는다. 국물이 끓어오르면서 생기는 거품과 기름을 걷어내고,불을 줄여 40~50분 정도 푹 끓인다.

6. 소금과 후추로 간해서 낸다.

초계면
살얼음이 낀 차가운 닭 육수에 메밀국수를 말고 겨자와 식초로 간해서먹는 차가운 초계면. 냉면 같은 시원하고 새콤한 맛으로 여름철 입맛을 살려주는 식사가 된다.

▶재료

<육수> 삼계탕용 영계(600~800g)1마리, 물 6컵, 대파 1/2개, 마늘 4톨, 통후추 10개<면과 양념> 오이 1/2개, 오이와같은 양의 무, 홍고추 1개, 절임양념(식초 1 1/2큰 술, 설탕 1큰술, 굵은 소금 약간), 메밀국수 1인분, 양념 닭육수(육수 3 1/2컵,설탕 1큰 술, 식초 3큰 술, 깨소금1큰 술, 연겨자 1/2큰 술, 국간장2작은 술)

▶만들기

1. 냄비에 닭, 물, 대파, 마늘, 통후추를넣고 닭이 무르게 익을 때까지 푹삶는다.

2. 닭을 건져내고 육수는 차갑게 식힌다.

3. 닭고기를 결대로 굵게 찢어 소금과후추를 뿌려 밑간한다.

4. 오이와 무를 채 썰어 절임양념에 담가 절인다. 다 절여지면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해 둔다.

5. 홍고추는 반 갈라 씨를 제거하고 채썬다.

6. 육수가 차갑게 식으면 체에 걸러 굳은 지방과 잔여물을 깨끗이 제거하여 맑은 국물만 받는다. 레서피 대로재료를 섞어 양념 닭육수를 만들어차갑게 둔다.

7. 메밀국수를 삶고, 차가운 물에 헹궈물기를 뺀 후 그릇에 담는다.

8. 국수 위에 닭가슴살, 절인 오이와무, 홍고추를 얹고 양념 닭육수를 부어낸다

닭개장

얼큰하고 매운 국물이 당길 때 만들면 좋은 뜨거운 닭요리다. 육개장보다 기름기가 적어 가볍게 먹을 수 있다.

▶재료

삼계탕용 영계(600~800g) 1마리,물 10컵, 양파 1개, 마늘 4톨, 통후추 10알, 대파 3대, 불린 고사리 1줌(100g), 느타리버섯 1줌, 양념(고춧가루 5큰 술,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2큰 술, 다진 생강약간, 참기름 1/2큰 술, 소금과 후추 약간씩)

▶만들기

1. 냄비에 닭, 물, 양파, 마늘, 생강, 통후추를 넣고 센 불로 가열해 끓인다.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1시간 정도삶는다.

2. 닭은 건져 살을 발라내고, 닭 육수는 체에 한 번 걸러낸다.

3. 대파는 5cm 길이로 채 썰고, 고사리도 같은 길이로 썬다. 느타리버섯은손으로 찢는다.

4. 발라낸 닭고기에 양념을 넣어 무친다.

5. 육수를 센 불로 가열해 끓어오르면양념한 닭고기, 대파, 고사리, 느타리버섯을 넣는다.

20분 정도 끓이고 국물 맛이 우러나면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닭의 종류>

토종닭은 노모계, 공계, 계항, 영계로구분한다. 노모계는 알을 낳는 닭이며,공계는 수탉을 말하고, 계항은 알을 낳지 않는 닭이다. 영계는 약성은 강하지않으나 먹기 부드럽고 소화가 쉬운 장점이 있고, 노모계는 수탉에 비해 음양의 기운이 적절하며 계항이나 영계에 비해 기혈을 보하는 효과가 탁월하고 거풍작용이 있다고 한다. 공계육은양기가 강해 추위를 많이 타고 허약한사람에게 적당하다.

토종닭은 추위를 잘 견디고 질병에강하며 활동량이 많아 고기 맛을 좋게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맛이좋고 약성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토종닭은 한때 외래종에밀려 그 수가 급격히 줄었으나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에서 복원을 활발히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재래종(헤리티지 치킨)의 인기가 급격히 증가해 마당에서 취미로 닭을 키우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미국에서 키우는 닭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오스트랄로프(Australorp)

호주산으로 널리 번식되어 흔하다.

7~8파운드 크기로 일주일에 평균 5개정도의 알을 낳으며 알이 크다. 달걀을얻을 목적으로 키우기에 가장 적합한종류다. 추운 날씨도 잘 견디며 온순하여 키우기도 쉽다.

*발드 플라이마우스 록(Barred PlaymouthRock)

가장 흔한 종류의 재래종 닭으로 온순한 성격에 키우기도 쉽다. 7~8파운드의 크기에 일주일에 4개 정도의 갈색알을 낳는다.

*벅아이(Buckeye)

멸종위기에 있어 많이 키우기를 권장하는 종이다. 6~9파운드 크기에 추위에 강하며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으며 수컷은 공격적 성향을 가지기도 하다. 가슴부분이 크고, 갈색 알을 낳으며쥐 사냥실력이 고양이보다 낫다. 알을낳고 스스로 품어서 부화키시지 않는경향이 강해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큐발라야(Cubalaya)

쿠바에서 가장 흔한 종으로 필리핀에서 본격적으로 개발된 종이다. 실크처럼 길고 아름다운 질감의 털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흔하지 않아 많이 키우기를 권장하는 종이기도 하다.

6~7파운드의 크기에 일주일에 4개 정도의 알을 낳고 닭고기 맛도 좋다.

*델라웨어(Delaware)

1940년대에 멸종위기를 겪은 후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종으로 원래는 인디안 리버(Indian River)로 불렸다. 7~8파운드의 크기에 크게 흰색, 검정, 붉은색, 은색 등의 7가지 색의 털을가지고 있으며, 일주일에 3개 정도의알을 낳는다. 4~5주 정도 품으면 부화되고 빨리 자라는 편이다. 알은 흰색을기본으로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다.

성질은 온순하며 겨울 한파에 약하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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