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끝나지 않은 싸움

2013-07-2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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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 25일 당시 38살이었던 김일성은 자신만만했다. 5년 전 소련군을 따라 북한에 들어와 권력을 잡은 후 착착 진행해온 전쟁 준비가 완료되고 이제 자신은 곧 통일된 한반도의 주인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북한은 전쟁 발발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한 달 만에 부산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을 장악했다. 당시처럼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군인 대부분이 걸어서 이동하던 시절 한 달 만에 부산 근처까지 왔다는 것은 남북한 간 싸움이 애초부터 게임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첫째는 화력이다.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넘겨받은 최신예 전투기 등 220대를 갖고 있었는데 한국은 22대에 불과했다. 대포수는 2,100대 1,000, 함정 수는 110대 30으로 절대 열세였다. 그리고 남침의 선봉에 서 국군을 공포에 빠뜨렸던 탱크는 250대 0이었다.


이에 못지않게 절대적으로 우세했던 것은 군대의 수와 질이다. 개전 초 한국군은 10만 남짓 했지만 북한은 20만이 넘었다. 수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 전 중국에서 보내온 5만 명의 조선 의용군이었다. 이들은 중국 내전 때 공산당과 함께 싸우며 오랜 전투 경험이 있는 백전노장이어서 한 번도 실전 경험이 없는 다른 군인들과는 질적으로 비교가 안 됐다.

이런 우수한 병력과 무기로 무장하고 제대로 준비도 안 된 한국군을 상대로 새벽에 기습해 내려온 북한이 승리를 자신했고 또 초기에 압승을 거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기적은 북한의 남침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트루먼 대통령이 참전을 결정하고 빠른 시일 내 미군을 보내 처절한 전투 끝에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일이다.

그가 조금만 결정을 늦게 내려 파병이 늦어졌더라면 낙동강 방어선은 무너졌을 것이고 그랬더라면 지금쯤 모든 한국인은 “김정은 만세”를 외치며 정기적으로 김일성과 김정일 시신을 참배해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가까스로 지켜낸 대한민국은 이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성공시킨 모범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27일은 한국전이 휴전에 들어간 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종전이 아니라 휴전이다. 그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북한은 아직도 “6.25는 북침”이며 정전일은 자신들이 북침을 막은 승전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1994년부터 올해까지 6번에 걸쳐 주기적으로 정전협정 무효를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한 번 했으면 됐지 6번씩 하는 까닭을 모르겠다.

북한이 뭐라고 지껄이건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는 것은 북한의 언행이 아니라 이를 지켜낼 우리의 힘과 결의라는 것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오는 27일 정전 60주년을 맞아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기념식과 각종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현직 대통령이 이 행사에 나오는 것은 처음이라 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날 하루 오늘의 한국을 있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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