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교회도 탈퇴 움직임 잇달아

2013-07-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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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장로교, 동성애 지지’에 반발 교단 이탈 가속화

▶ 작년 110곳 떠나…‘장로교인 복음주의동맹’창립도 동부지역 필그림교회·하은교회 등 탈퇴논의 진행 중

‘동성애자 목사 안수’ ‘결혼의 정의’로 갈등을 빚어 온 미국장로교(PCUSA)가 2012년도에 교단을 탈퇴한 교회 수가 전년 대비5배 이상 늘었다고 최근 밝힌 가운데 교단소속 미주한인교회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PCUSA 총회 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21곳이었던 이탈 교회 수는 2012년 110곳으로 급증했다. 교단에 속한 교회들의 이같은 교단 탈퇴 원인은 2011년 5월 전국 노회 과반의 찬성으로동성애자 목사 안수 허용안이 통과돼 그해10월 첫 동성애자 목회자가 배출된 것과 올해 상정된‘결혼의 정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특히 2012년 1월 PCUSA의 동성애자 안수를반대하는 보수교회의 연합체인 ‘장로교인협의회’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전국대회를 열고‘장로교인 복음주의동맹’(The Evangelical CovenantOrder of Presbyterians·이하 ECO)을 창립한 후, 보수적인 신학적 기반이 약해져 가고 있던PCUSA에 반발한 보수회원들의 탈퇴가 가속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PCUSA는 현재 435개 한인교회를 포함하여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에 1만2,000여교회가 소속되어 있다. 총 회원 수는 2011년 195만2,000명에서 지난해 184만명으로 11만2,000명이나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열린 ECO 모임에는 미국 49개주500개 이상의 교회에서 2,150여명이 참가했으며,PCUSA 한인교회 전국 총회 총회장 등 한인교회관계자들도 70여명이 참석했다.

보수적 신앙 기조를 지키기 위해 PCUSA를 떠난 교회들은 ECO로 옮겨가고 있다. ECO는 현재소속 교회가 28곳이지만 48개 교회가 가입 절차를 밟고 있고 75개 이상의 교회가 ECO로의 이전을 타진하고 있다.

올해 초 교인 투표를 통해 PCUSA 탈퇴를 결정한 오클라호마주 퍼스트장로교회의 마틴 엘라스 담임목사는“ PCUSA는 신학적 진보주의로 급격히 빠져들고 있다”며 “교단 탈퇴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온 투표 결과는 성도들을 이동시키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동부한미노회에서는 필그림교회(담임목사 양춘길)와 하은교회(담임목사 고훈)가 교단 탈퇴 과정이 진행 중이며, 선한목자장로교회(담임목사 고태형)도 샌개브리엘 노회와 협의 중이다.

양춘길 목사는 “교회 건물에 대한 협의가 최대 걸림돌이라 합의가 늦어지고 있다. 합의 이후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PCUSA 교단 법은‘ 합법적 분립’ (Graceful Separation)이 재적 교인의 80% 찬성으로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책은 ‘합법적 분립’뿐이다. PCUSA는미국인들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교단이다. 그들이 오랜 시간 원만한 협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떠났다. 한인교회들이연합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한편 PCUSA 한인교회 전국 총회(총회장 유승원 목사)는 멕시코 칸쿤에서 지난 6월25일부터28일까지 제42회 정기총회를 열고 미래진로위원회가 작성하여 보고한“ 2013 신학윤리 사명선언”을 채택했다. 총회에서 발표된 “2013 신학윤리사명선언”은 ▲신앙고백 ▲윤리선언 ▲사명선언▲미래진로위원회가 권하는 실천사항 등 4가지조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가장 구체적이고 강력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선언문 전반부는 개혁주의 신앙에 기초한 장로교회의 신앙을 통해 동성애 행위를 죄로 보며동성애자를 직분에 안수하여 세우지 않는다고밝혔다. 또 결혼의 정의를 성경에 근거하여 ‘두사람 간의 결혼’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결혼’이라고 강조했다.

선언문 후반부인 사명선언과 미래진로위원회가 권하는 실천사항은 수년째 모교단의 동성애논란 속에서 갈 길을 몰라 방황하고 있는 미국장로교 내의 한인교회들에게 ‘선교’라는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글·사진 차용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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