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글렌데일 시의회는 위안부 기림비(소녀상)의 디자인을 최종심사하는 특별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는 디자인 심사를 하는 것이지 건립에 대한 찬반을 논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는 아니었다.
일본계 주민 80여명과 한국계 인사들이 2층 회의실과 1층 로비까지 가득 메우고 앉아 공청회를 지켜보았다. 시의회는 한 명당 2분의 발언시간을 주었고 일본계가 약 30명 그리고 한국계가 6,7명 발언을 하였다.
처음에는 일본정부가 주도면밀하게 이들을 동원하여 반대공작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도 했으나 이들의 발언내용과 분위기를 볼 때 조직적인 반대는 아닌 듯했다. 반대발언 거의가 감정에 치우치고 역성만 내다가 결론도 못 내리고 시간초과로 물러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미국의 도시가 왜 매춘부를 위한 동상을 세우느냐 부터 위안부 문제는 날조이며 사실에 기초하지 않다는 아베정부의 망언을 그대로 답습하는 발언이 거의 두 시간 이어졌다. 시의원들이 조사를 제대로 했는지 한국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은 아닌지 따지기도 하였다. 일본계 주민들은 이런 발언들에 박수 치고 환성을 지르다가 사회자에게 제지당하기도 하였다.
주민들의 발언이 끝나자 5명의 시의원이 차례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우선 전 시장인 한 의원은 역사교수 출신답게 일본정부의 역사왜곡과 역사교육 부재를 강도 높게 지적하였다. 위안부문제와 아울러 남경대학살에 대해 그가 언급하자 일본계 일각에서 신음소리 같은 야유가 터져 나와 잠시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하였다.
이 의원은 저들이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본정부가 가르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고 “자신이 모른다고 하여 있었던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모르는 게 자랑도 아니다” 라고 일침을 가했다.
아르메니안 시의원 중 한명은 아르메니안 대학살의 예를 들면서 상대국인 터키의 반대논리와 일본의 반대논리가 어쩌면 그리도 같으냐면서 비교하기도 했다.
유일한 여성의원은 지난 3월에도 감동적인 발언을 하였는데 이번에도 14세의 어린 소녀들이 매춘을 원했다고는 믿을 수도 없고 설령 일본인들의 주장대로 부모가 딸을 팔아서 매춘을 하게 되었다한들 이 또한 비극이며 그들에게 동정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시장은 지난번과 같이 다시 반대를 했지만 4:1로 최종승인절차를 마쳐야 했다.
공청회에는 한인 학부모 10여분이 청소년 자녀를 데리고 참석했는데 끝나고 난 후 이구동성으로 자녀들에게 정말 산교육이 된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제 동상은 설치와 7월 30일 제막식만을 남겨 놓았다.
우여곡절 끝에 미 서부 공공부지에 희생자를 기리는 조형물이 세워지는 만큼 우리 한인들의 특별한 관심과 성원이 절실하다. 아울러 이번 달에는 관련행사가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역사에 무지한 일본계와는 달리 바른 역사인식을 갖기 위해서라도 한인들이 관심을 갖고 어느 행사라도 한번 참석하시길 간곡히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