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샌프란시스코의 금빛 햇빛

2013-07-1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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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기후변화 전문가

“샌프란시스코에 간다면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 …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머리에 꽃을 꽂아요.”스캇 멕킨지가 머리에 꽃을 꽂고 몬트레이 음악 축제에 등장하여 1967년에 발표한 이 노래는 곧 빌보드 차트 1위를 달리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 노래에 매료된 유럽의 젊은이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몰려들었다.

샌프란시스코를 주제로 한 많은 노래 중 또 하나, 토니 베넷의 ‘샌프란시스코에 내 마음을 두고 왔네(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에서는 “높은 언덕의 케이블카는 별들과의 중간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나를 부르네. 아침 안개가 싸늘해도 나는 좋아, 내 사랑이 기다리는 샌프란시스코로 나는 갈테야. 내가 돌아가면 너의 금빛 햇빛이 나를 비추어 주겠지” 라고 샌프란시스코를 묘사한다.

한국의 초기 이민자나 유학생들은 미국에 올 때 배를 타고 왔다. 배가 태평양을 건너는 40여일을 배안에서 지내면서 육지를 안타깝게 그리워 하다가 태평양의 거센 물결이 육지로 쑥 들어가는 그 협곡에 걸쳐져 있는 안개에 싸인 금문교의 모습을 본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납힐의 높은 언덕을 말을 타고 가다가 어느 더운 날 말이 쓰러져 죽자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한 1870년대의 케이블카는 아직도 그 모습대로 다니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파월 스트리트 케이블카를 타면 차이나타운이 있는 언덕에서 이승만 박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이 다니던 전 상항한인감리교회였던 하얀 건물을 지난다.

그곳에서 몇 블럭 가면 장인환, 전명운 두 젊은이가 일본의 앞잡이, 을사늑약의 배후 스티븐슨을 때려준 페어몬트 호텔이 있다. 그리고 다시 파월 케이블카를 타고 언덕의 반대쪽으로 내려가면 바닷가에 페리 부두가 있다. 스티븐슨은 워싱턴 DC로 가기 위하여 이 페리 부두로 갔다가 두 젊은이에게 저격당한다.

이승만 박사와 도산 안창호, 장인환, 전명운 그리고 당시 상항에 사는 동포들이 독립운동을 위한 모임 장소인 상항한인감리교회로 가기 위하여 가슴 조리며 타고 다녔던 그 케이블카가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오르내린다.

한국의 독립운동과 깊은 관계가 있는 도시, 낭만과 자유의 도시, 동성애자와 노숙자의 천국으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가 인류의 녹색 미래를 이끄는 북미 최고의 녹색도시인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수행한 조사로 샌프란시스코는 북미의 25개 대도시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100점 만점에 83.80점).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탄소 배출량이 1990년도 보다 12% 낮다. 다른 도시들은 대략 2?30년 후에야 1990년도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이다. 1990년의 탄소 수준이 생태계에게 가장 호조건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최종 목표는 2050년까지 1990년 수준에서 80%까지 낮추는 것이다. 시는 또한 2020년까지 에너지원을 100% 신재생으로 하고 매립지로 가는 쓰레기를 제로로 만든다는 목표를 법제화했다. 지난주 80% 쓰레기를 줄였다고 발표했다. 현재 20%만이 매립지로 가는 셈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쓰레기를 쓰레기로 보지않고 자산으로 본다. 한 예로 식당이나 공장에서 폐기 되는 지방과 오일을 바이오디젤(B20)로 바꾸어서 시청 전 차량 1,500대의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는 2,400 태양에너지 발전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총 15MW의 전기를 햇빛에서 에너지로 바꾼다. 세계 8개국 40개 도시 47개 지역을 멤버로 둔 ‘100% 신재생에너지 협회’가 그 첫 컨퍼런스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리에 꽃을 꽂고 케이블카에 매달려 별길 중간쯤까지 갔다 오는 것 같은 상쾌한 소식이다. 토니 베넷이 노래하는 금빛 햇빛은 금을 찾아 몰려들던 포티나이너(49er)들의 그 금빛 햇빛이 아니라 햇빛이 에너지가 되어 도시를 운영하고 탄소 없는 맑은 공기가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고 그 청정 환경을 찾아 몰려드는 청정 비즈니스들의 녹색경제를 부추기는 그런 금빛 햇빛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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