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외딴섬

2013-07-0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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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곁에는 끝없는 파도가 찰랑이고
위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단다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들을 보아라
홀로 떠 있지도 못하는 것들
저토록 하염없이 헤매고 있지 않느냐
바람 부는 대로 파도치는 대로
그 자리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것들은
저토록 소리치며 낡아가고 있지 않느냐
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너는 이미 은하의 한 조각이 아니더냐

홍영철(1956-)‘외딴섬’ 전문

외딴섬은 우리들 가슴 속의 섬이다. 슬퍼하고 자책하고 홀로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소외된 영혼들의 섬이다. 외딴섬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끊임없이 푸른 파도가 찰랑이고 별들만이 부시게 빛날 뿐이다. 그 외로운 섬을 향해 시인은 말한다. 울지 마라, 고독은 결코 형벌이 아니란다. 그것은 은하를 알게 되는 일, 가슴 속에 아름다운 밤하늘의 빛을 품게 되는 아주 소중한 일이란다, 라고.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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