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선 충전 시대

2013-07-0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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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를 좋아하는 한국인이 또 세계 최초를 해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일반 도로에서 무선 충전 버스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경북 구미시는 1일 무선 충전 버스를 시범 운행하기 시작했으며 한 달 동안 운행해 안전 문제가 없으면 정식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에서 무선 충전 버스가 운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 시민이 즐겨 찾는 서울 대공원에 가면‘코끼리 열차’라는 것이 있다. 동물원을 비롯, 공원 일대를 한 바퀴 도는 순환 버스인데 전기 버스인데도 별도의 충전 장치가 없다. 길의 바닥에 충전 장치를 묻어둬 버스가 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이 되게 돼 있다.

이번 구미의 무선 충전 버스 운행은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기술 강국 한국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이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엄청난 포텐셜을 갖고 있다. 전차와는 달리 무선 충전기만 깔면 어디라도 갈 수 있고 지저분한 전신주와 전선, 레일도 필요 없어 도시 미관에도 훨씬 좋다.


무선 충전이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는 또 있다. 바로 셀폰과 태블릿 등 가전제품 충전이다. 지금은 셀폰마다 충전기가 달라 한 집에 여러 대가 있는 경우 사방에 코드를 꽂고 꼭지를 맞춰 꽂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시대가 사라지려 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내놓은‘갤럭시 S 4’부터 무선 충전기를 지원하고 있다. 전화를 충전기에 꽂기 위해 애쓸 필요 없이 그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삼성을 비롯한 여러 업체가 추진하는 대로 충전 방식이 통일될 경우 앞으로는 모든 제품을 한 충전기로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현재 상용화된 자기 유도 방식의 무선 충전은 셀폰을 충전기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이 공진 유도 방식이다. 이 방식을 쓰면 2m 거리 내에만 있으면 충전이 되고 충전기 한 대로 여러 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충전율이 유선에 비해 50%밖에 안 되고 이것이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아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현재 상용화 된 자기 유도 식도 유선에 비해 충전율이 90%에 불과하고 가격도 비싸(60달러 대) 일반화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이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간과한 생각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효율은 높아지고 가격은 내려가며 수요는 늘고 대량생산으로 인한 가격 인하가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다.

글로벌 무선 충전 시장은 2011년 8억8,000만달러에서 2015년 237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한국이 선점한다면 수출 증대는 물론 IT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온실개스 배출도 줄이고 충전의 불편도 덜고 돈도 벌 수 있는 효자 기술 무선 충전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한국의 기술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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