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호 (Sports Podiatry 족부과 의사)
얼마 전 만성적인 뒤꿈치 통증으로 내원한 한 50대 남성 환자는 새벽에 화장실 가기가 무섭다고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첫 발을 떼는 게 힘듭니다. 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 뒤꿈치가 찌릿하게 끊어지는 것처럼 너무 아파요(영어를 쓰는 환자들은 주로 ‘shooting pain’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뒤꿈치 통증이 심하고 무섭기 때문에 화장실을 다녀올 수도 잠을 잘 수도 없는 날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환자처럼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 첫 발을 내딛을 때 극심한 통증을 겪는 환자들은 오래 걷다 쉬었을 때 발이 괜찮아지는 듯하다 다시 걷기 시작하면 뒤꿈치에 통증이 느껴지는 경험 또한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걷다보면 무감각해지지만 쉬었다가 다시 걷기 시작하는 순간 또 통증이 느껴진다. 이러한 뒤꿈치 통증은 발과 관련된 통증 중에서도 가장 빈번히 생기는 것으로, 주로 Plantar Fasciitis/Fasciosis(근족저막염)이 그 원인이다.
근족저막염은 근족저막(뒤꿈치에서 시작해서 발바닥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일종의 근육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미세한 파열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Heel Spur(뒤꿈치뼈의 돌기)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근족저막염은 최신 의학 저널들에 의하면 대개 9개월 안에 자연치유 되지만, 얼마 안 가 재발하곤 한다.
발은 26개의 뼈와 33개의 관절로 이루어진 복잡한 기관으로, 발에서 파생된 문제는 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발이 지탱하고 있는 다리와 무릎, 골반과 허리, 등에서 목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발은 보행 중 혈액을 심장으로 다시 올려 보내는 역할을 해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에 제 2의 심장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미국에서는 각종 족부와 하지(Lower Extremity) 관련 질환을 하나의 분과로 분리하여Podiatrist(족부과 전문의)가 전문적으로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 언급한 근족저막염은 특별한 외상없이도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부적절한 운동이나 보행이 지속되거나, Medial Arch(발바닥 내측의 아치부분) 등과 같은 발의 주요부위를 적절히 지지해 주지 못하는 신발을 신는 경우, 운동이나 오랜 보행등으로 인해Calf Muscle Group(종아리 뒷근육들)이 지속적으로 긴장되어 아킬레스건이 무리하게 뒤꿈치를 당기게 되는 경우들이 근족저막염의 주원인이다.
근족저막염의 치료법으로는 크게 비수술적요법과 수술적요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현재는 주로 수술은 피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루어진다. 비수술적요법으로는 환자 스스로가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과 병원 처방을 통한 방법 등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환자가 올바른 신발을 선택하고(올바른 신발 선택방법은 별도의 칼럼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얼음찜질을 해 주거나, Lodai Tapping(발바닥 테이핑) 사용하거나 종아리 뒷근육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둘째로 병원 처방을 통한 방법은 항염제 및 발과 다리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Night Splint(수면부목), 그리고 Orthosis/Orthotics(의학용 교정깔창)을 처방받아 사용하는 방법이다. 두 가지 방법 외에 물리치료를 추천하기도 한다. 만약 위의 치료법들로도 2주안에 그 증상이 뚜렷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스테로이드제제 등의 주사요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근래에는 초음파기기를 통해 주사를 투여할 증상부위를 정확히 보면서 주사요법의 시행하므로 그 효용을 향상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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