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화해온 글로벌 푸드 `커리’

2013-05-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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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서 유래한 음식이지만 나라별 음식문화 결합 다양 한국엔 1900년대초에 들어와

“라이스카레라는 서양음식 중에 하나는 지금은 우리 조선에서도 시골 궁촌이 아니면 어지간히 보급되어 있습니다. 찬이 없어도 겨울에는 춥다고 라이스카레를 만들어 먹게 되었습니다”1935년 5월3일자 동아일보에 ‘라이스카레에 대한 인식부족’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의 한 대목이다.

‘카레’가 국내에 들어온 것은 20세기 초였다. 19세기 말 서울과 주요 개항장의 일본인 거류지를 중심으로 일본인들이 거주했는데 1903년 이후 일본에서 만든 카레가루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라이스카레 또는 카레라이스는 근대의 상징으로 일제강점기 ‘모던보이’ ‘모던걸’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개발된 인스턴트 카레는 간편식의 대명사가 됐다.

한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카레’로 부르는 ‘커리’는 인도 음식이지만 정작 인도에서는 ‘커리’라고 부르는 음식이 없다. 전통적으로 인도인들은 ‘커리’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인도 남부지방에서는 채소와 고기를 기름에 볶은 매콤한 요리를 ‘카릴’ 또는 ‘카리’로 불렀는데 ‘커리’는 인도를 식민통치한 영국인들이 이를 ‘커리’로 부른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신간 ‘커리의 지구사’(콜린 테일러 센 지음. 강경이 옮김)는 인도에서 시작된 커리가 어떻게 영국을 비롯해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가 ‘글로벌 푸드’가 되었는지 추적한다. 커리는 현지의 토착 음식재료와 음식문화를 만나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이 책에 따르면 커리는 가장 대표적인 혼성문화의 결과물이며 커리를 이루는 향신료의 가짓수만큼이나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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