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정 (회생 한의원 원장)
과학이 발달하면서 우리가 배출하는 소량의 탄소가스도 모여서 결국에는 오존층에 영향을 주어 지구의 온난화를 일으키고 가뭄이나 폭우 같은 재앙적 기후의 변화를 초래한다는 연관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지구상의 일체 생물과 무생물을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로 이해하는 환경론자들의 관점은 한의학적인 이해와 일맥상통한다.
한의학에서는 더 나아가 인간을 전 우주와 공감하는 생명체로 이해한다. 인체에는 전우주의 기운, 변화가 그대로 축소판과 같이 일어나고 있다. 바람, 냉기, 화기, 습기, 건조한 기운 등이 에너지체로 우리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공감적 관계성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뿐 아니라 우리 내부에서도 그대로 일어난다. 정신과 인체 간에도 혹은 인체의 각 부분 간에도 이러한 공감적 관계성이 온전히 존재한다. 인체는 오장육부를 중심으로 하여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연결된 하나의 통일적인 유기체이다. 오장육부는 발전기와 같은 인체의 중심 센터이고 거기서 발생한 에너지가 경락이라는 기의 통로를 통해 인체의 각 부분으로 전달된다.
오장육부는 뿌리이고 경락이라는 줄기 혹은 가지를 통해 전달된 그 기운이 표출 되어 나타나는 열매나 꽃과 같은 것이 눈, 코, 귀, 입술 혀 등의 오관이다.
따라서 눈과 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눈과 코만을 분석하거나 치료하는 것은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인체의 어떤 문제도 관계성 속에서 파악되어야 하며 그 원인을 뿌리인 오장육부에서 찾아야 한다.
한의학에서 오장육부는 서양의학의 해부학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더 포괄적인 기 혹은 에너지의 결정체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한다. 그러므로 한의학적인 관점에서의 문제는 양방 검사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꽃피는 봄이 되면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흐르는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으로 괴로워한다. 코는 폐기운이 표출된 오관이므로 그 원인을 폐에서 찾아야 한다. 다 같이 꽃가루에 노출 되지만 일부만 앨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이유는 이들 내부의 취약성 때문이다.
폐는 인체에서 기운을 주관하는데 여러 원인으로 원기가 떨어지면 폐가 취약한 상태가 된다. 또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상부에 화가 차게 되면 마치 불이 물을 졸이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인체의 진액이 고갈되면서 폐의 진액 역시 고갈되어 취약한 상태가 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화기운이 인체 내부의 습기운과 결탁하여 폐에 습열이 차있는 경우다. 이런 상태들이 만성화 되면 천식, 기침, 비염, 축농증 등으로 되는데 가벼운 상태에서는 앨러지를 일으킨다.
또 다른 증상은 눈의 가려움 충혈 등인데 그 원인은 간에 있다 특히 스트레스로 인해 간화가 올라가면 각종 눈 질환을 일으키는데 안통, 지속적 눈물, 안구건조, 백내장, 녹내장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역시 가벼운 상태에서는 계절성 앨러지로 나타난다. 따라서 폐 와 간, 두장부를 다스려야 눈과 코 질환 의 올바른 치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