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칼럼/ “나 잡아 봐라”

2013-02-2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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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많은 세금관련 전화 질문을 받는다. 모르는 회계사에게 전화를 할 정도면 오죽 답답했겠나 싶어서, 최대한 성의 있게 답변을 한다. 그러나 속 시원하고 딱 부러지는 답을 줄 수 없는 질문도 많다. 오늘은 그 중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첫째, ‘세금을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나?’ 적어도 10개는 되물어야 답이 나오는 질문이다. 가장 단순한 2만 달러의 급여(w-2)를 예로 보자. 독신이면 대충 1,000달러의 세금을 내야하고, 17세 미만의 자녀가 1명인 부부는 4,000달러의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자녀 1명이 늘면, 환급도 7,000달러로 늘어난다. 물론 주급 받을 때 공제한 세금이 있다면 전액을 추가로 돌려받는다.


이렇게 W-2 하나만 보더라도 자녀에 따라 세금 환급이 달라진다. 그러니 다른 변수들을 감안하면 답변이 더욱 복잡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앞의 자녀 둘 중 하나가 대학생이라면 세금 환급은 6,000달러로 줄어든다. 그러나 학비를 냈다면 다시 7,000달러로 늘어난다.

답변이 애매한 두 번째 질문은 ‘한국에 있는 돈을 세금을 안내고 어떻게 가져올 수 있나?’ 그런 기막힌 방법을 알 수 있다면 나도 좋겠다. 한국에서 보낼 수만 있다면, 송금을 받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법이 10개도 넘으니 나중에 어디서든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 돈이 어디서 났으며 그동안 세금보고는 어떻게 했는지 한국에는 어떤 형태로 있었으며 미국에서 받는 사람이 개인인지 또는 회사인지 등 되물어볼 질문들이 많다. 대학원에서 1년 동안 배우는 내용을 어떻게 한 마디로 답변할 수 있겠나?

셋째, ‘소득을 얼마로 보고하여야 하나?’ 하는 질문도 있다. 버는 만큼 보고하여야 한다는 것이 답이다. 그러나 그런 공자왈 맹자왈 하는 답을 기대하면서 전화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얼마라고 콕 집어주길 원한다. 그러나 기껏해야 연방 빈곤선(Federal Poverty Guidelines)이나 렌트 팩터 등을 참고로 말해줄 뿐이다.

2013년 FPG에 따르면 혼자 살면 기본적으로 1,1490달러, 여기에 가족 1명당 4,020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 즉, 4인 가족은 23,550 달러가 정부에서 결정한 최저 생계비다.

매년 발표되는 카운티별 렌트(Fair Market Rent) 자료도 있다. 뉴욕 퀸즈 지역의 방 2개는 월 1,474 달러가 평균 렌트다. 뉴저지 버겐 카운티는 1,450달러다. 소득의 절반을 집 렌트에 쓰고 나머지 절반을 자동차와 식비 등의 생활비로 쓰는 가정의 경우, 적어도 한 달에 3,000 달러는 벌어야 방 2개의 집에서 살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런 숫자들을 놓고 세금 보고할 소득을 결정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외에도 ‘나잡아 봐라’ 스타일의 앞뒤가 바뀐 질문은 많다. 6.25 한국전쟁이나 이민을 와서 고생한 이야기로 빠져버리는 전화도 있다. 제대로 잡히지 않는 질문에서 속 시원한 답변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래서 멀고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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