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해맞이 덕담

2013-01-0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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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가 됐다.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다. 빠 르다. 어떤 사람은 ‘새해가 시작됐으니 이 해도 벌써 반은 지나간 것 아니냐’란 말을 한다. 지난해를 생각해 보면 그렇다. 하지만 357일이나 남았다. 올해는 계사년이자 흑사 년이다. 뱀 띠 해다. 뱀 중에서도 검은 뱀이 다. 뉴욕 해리만 스테이트 파크의 산엔 흑 뱀이 산다. 산행 중에 가끔 만난다.

새해를 맞이했으니 덕담이 하고 싶다. 힘 이 되고 격려가 되는 말을 덕담이라 하는 데 새해 2013년을 맞아 힘과 격려가 되기 를 바람이다. 첫 번째는 건강하게, 두 번째 는 지혜롭게, 세 번째는 행복하게 사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건강, 지혜, 행복은 우 리가 그렇게 만들어야 되는 것도 있지만 하 늘이 주는 쪽이 있음도 경험해 본다.

지난 달 30일.‘ 신바람 건강법’으로 국민 건강을 위해 힘써 오던 연세의대 외래교수 황수관박사가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했다가 별세했다. 사인은 급성폐혈증과 다발성장기부전. 67세다. 그는 얼마 전까지 만 해도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유 의 웃음을 지으며 건강법을 얘기해, 보는 사 람과 듣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었다.


인명은 재천이다. 우리네 목숨 줄이 하늘 에 달려 있음을 실감케 한다. 그래도 사는 동안은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올 한해를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우선 자신이 좋아하 는 나쁜 습관과 기호부터 잘라내야 한다. 그 것은 백해무익의 담배 피우기와 도를 넘으 면 안 되는 술 마시기 등이다. 금연과 금주. 올 한해 건강법 유지의 첩경이다. 그러면 고 황수관박사의 경우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사람이 아무리 건강해도 하늘이 부를 때에는 가야하는 것이 인생임 을 알게 하는 지혜를 우리에게 선물하고 갔 다. 건강하다고 너무 과신해서도 안 된다는 교훈이다. 지혜는 지식과는 다르다. 지식은 학습, 즉 앎이며 지혜는 깨달음이다. 깨달음 은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을 통해 온다.

젊은이에게는 지식이, 노인에게는 지혜가 있다. 90난 아버지가 70된 아들에게 “오늘 도 차 조심해라!”며 주는 교훈은 지혜에서 나온 말이다. 단돈 한 푼을 아끼려다 귀중 한 목숨을 잃어버리는 일들이 종종 있다. 지 혜부족이 원인이다. 좀도둑이 가져가면 얼 마나 가져가겠나. 욱! 하는 성질은 지식으로 는 잡지 못한다. 지혜로 다스려야 한다.

노자는 지(知)와 욕(慾)을 다툼의 근원으 로 보았다. 그러나‘ 한 가지 아는 것’은 예외 로 부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지족(知 足)이다. 지족자부(知足者富), 즉 만족할 줄 아는 자가 부자요 행복한 자가 된다는 노자 행복론의 입문이다. 행복이란 이렇듯 마음 의 만족에 있다. 재물이 아무리 많아도 만 족하지 못하면 행복하지 않다. 사람들은 큰 행복만을 지향하며 바라본다. 작은 것은 행 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작은 행복일수록 더 행복 함을 느껴야 한다.

물에서 노니는 물고기는 물속의 즐거움 이 있다. 사람에게는 세상이 물이다. 사람은 세상 속에 노니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부 귀영화가 주어지지 않았고 없더라도 일상 안에서의 작은 즐거움도 행복으로 알고 살 아가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자다. 몽골에 가갔다가 둥근 게르 안에서 온 가족이 전 기도 없이, 우물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있음 을 보았다.

그들은 세수를 못해 석탄 칠 한 것처럼 손이 까맣다. 그래도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행복과 즐거움은 어찌된 일이었을까. 그 때 보았던 그들의 순수한 마음. 너무나도 착하 고 부드럽기만 했던 몽골인들의 가난은 가 난이 아니라 참 행복 같았다. 즐거움과 행 복이란 물질의 풍요 안에서만 있음이 아니 라는 것을 깨닫게 한 곳이 몽골이었다.

계사년 덕담을 정리해 본다. 올 한 해 첫 째는 건강을 돌보고 둘째는 지혜롭게 살 기를 힘쓰고 셋째는 행복을 바라며 살아 보자. 건강. 육신의 건강도 챙기고 마음의 건강도 돌보자. 지혜. 뱀처럼 지혜롭게 깨 달음 속의 한 해를 살아보자. 행복. 목마를 때 물 한모금의 만족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한 해가 되게 하자. 계사년을 맞은 모두에게 건강, 지혜, 행복이 넘치기를 기 원해본다.


<김명욱 뉴욕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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