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묘한 나라, 묘한 민족

2013-01-0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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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참으로 특별하고 묘한 나라다. 애국가에 나오는 가사처럼 하느님이 보우해서인지 무너지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 참으로 줄기차다. 어떠한 역경이 닥쳐도 두려움을 모르는 나라다.

별로 크지도 않은 영토를 가지고 수많은 외세의 침공을 받고서도 반만년을 넘게 버텨온 대한민국의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탑을 보면 그 답이 나온다.

서양에는 아예 탑이 없다. 전쟁만 알았지 역사에 전통이 스민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몇 천 년을 지냈다. 오랜 역사 속에서 흥망성쇠가 빈번했던 중국은 전탑으로서 흙을 빚어 만든 벽돌로 탑을 올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색깔이 변하고 내용물도 부석부석 삭아 내려 결국에 가서는 모래알로 남는다.


침략근성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탑은 목탑으로서 그들의 민족성처럼 불타기 쉬운 나무로서 지어 오랜 세월을 견디지 못하다가 결국에 가서는 부서져 버리고 말지만, 한국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가도 변하거나 썩지 않고 내용물도 상하거나 변덕을 부리지 않는 돌로서 탑을 올려 몇 천 년이 흘러도 그 자리에 묵묵히 서 있다. 석탑은 잔재주를 부리지 않는 우직한 모습이다.

그런 대한민국이 이번에는 여성을 국가지도자로 뽑았다. 박근혜 당선인은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경제는 힘 있는 자의 손에서 놀아나고, 종교와 도덕과 윤리의 두께는 점점 얇아지고 있다. 까딱 잘못하면 방향을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지만 믿는 것이 있다. 우리는 작은 땅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 온 불가사의한 민족이다. 석탑의 우직함을 지닌 민족이기에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층 더 튼튼하고 행복한 나라로 우뚝 설 것이라 낙관한다.


<김윤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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