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골디우스의 매듭을 끊자

2013-01-0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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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로 고대 그리스의 헬레니즘을 에에게 해에서 인도의 갠지스 강에 이르기까지 널리 전파한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을 손꼽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알렉산더는 기원 전 336년 왕위에 오르자 부왕 필리포스 2세의 영토 확장 유명에 따라 동방의 대국 페르시아로 진격해 나갔다.

그의 군대가 소아시아의 서안 후리지아의 고르디움에 이르렀을 때 알렉산더는 이 도시의 신전을 찾았다. 여기에서 그는 옛날 현자로 이름 높던 골디우스가 남긴 매듭을 보았다.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의 왕이 되리라는 신탁이 걸려 있었다.

알렉산더는 복잡하게 엉킨 이 매듭을 잠시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 그 매듭을 잘라 버렸다. 그리고 외쳤다. “나는 이제 아시아의 왕이다.” 그는 곧 군사를 몰고 이집트에 쳐들어가, 나일강 어귀에 알렉산드리아를 건설한 뒤, 동쪽으로 발길을 돌려 아르벨라의 싸움에서 페르시아 다리우스 3세의 대군을 격파한다. 기원 전 330년, 드디어 숙망의 페르시아 정복을 성취한다.


재미한인들은 이민 1백주년을 훌쩍 뛰어넘어 대망의 새 해를 맞아 힘찬 비약을 기원하고 있다. 저 드높은 창공을 향해 웅비의 신탁을 기원하는 우리 미주한인들은 무엇보다 알렉산더 대왕의 위업은 골디우스의 매듭을 일도양단한 지혜와 용기에서 나왔다는 역사의 교훈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최신 통계에 의하면 재미한인의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섰다. 한민족의 세계 진출은 정말 괄목할 만하다. 새해에는 무엇보다도 한반도 남북이 6.15평양선언 이후 민족의 숙원, 통일을 향해 전진하던 발걸음을 후진하던 지난 5년의 과거회귀를 중단하고 화해와 일치를 향한 전진을 재개해서 우리 위대한 한민족이 세계평화의 대오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는 신기원의 도래를 맞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무엇보다 우리 동포들은 새해에는 우리 민족사의 파행을 강요해 온 분단체제를 과감히 일도양단하고 새로운 역사의 지평을 향해 전진해야 하겠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는 분단의 사슬을 벗어 던져버리고 우리의 허리를 옥죄이고 있는 군사분계선을 뛰어넘고,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동북아시아로, 연해주로, 러시아로, 그리고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를 향해 전진하는 발길을 재촉해야 한다.

우리 한인들은 태평양을 건널 때 이미 과거의 매듭을 끊고 개척자로서 새 땅을 찾는 용기를 보였다. 따라서 새해에는 바로 “우리가 이 땅의 주인”이 되는 신탁을 확보한 셈이다. 새해 아침 우리는 하얀 바탕의 캔버스에 새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념적 갈등에서 조화로, 분단에 의한 남북의 대립구조에서 화해와 협력 그리고 통일로, 지역차별에서 지역화합으로, 종교는 종파의 담을 헐고 연합으로, 집단 이기주의에서 상호협력으로, 인종혐오에서 사랑으로 탈바꿈하고 변화돼야 한다.

새 꿈과 희망과 낭만을 가득 싣고 새해 아침을 달릴 철마의 기적소리가 지축을 울리고 있다. 우리 앞에는 미주 이민 2세기의 광활한 지평이 놓여있다. ‘코메리칸’이 미 주류에 웅비할 신기원의 뉴 프론티어를 향해 힘차게 달리기 시작해야 한다.


<이선명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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