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왜 하필 학교인가

2012-12-19 (수) 12:00:00
크게 작게
이번 주 코네티컷, 뉴타운에서는 장례식이 줄을 잇는다. 6살, 7살 어린 아이들이 누운 작은 관 앞에서 조객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한다. 지난 14일 아침 한 미치광이가 쏘아댄 총탄에 희생된 샌디 훅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차례차례 차가운 땅속에 묻히고 있다. 어린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말 그대로 단장의 아픔을 겪고 있다.
뉴욕 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17일 장례식이 치러진 노아 포즈너(6)는 타코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타코를 너무나 좋아해서 이다음에 크면 타코 공장 매니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타코를 언제든지 먹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6살짜리 노아가 타코 보다 더 좋아한 것은 엄마였다. 아들의 장례식에서 그 엄마는 말했다. “내가 ‘사랑한다’ 고 말할 때마다 노아는 대답했지요. 내가 엄마 사랑하는 것만큼은 아니야.” 그 말을 들으면서 남녀노소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고 장례식 참석자는 전했다.

같은 날 장례식이 치러진 또 다른 6살짜리 소년 잭 핀토는 뉴욕 자이언츠의 열렬한 팬이었다. 잭의 장례식에 참석한 8살짜리 소년 놀란 크리거는 친구가 사라진 이 이상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잭이랑 무엇이든지 같이 했어요. 우리는 언제든지 같이 놀았지요. 잭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예닐곱살 어린이 20명을 포함 26명이 사망한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난사사건 관련 보도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이 있다. 범인이 왜 하필이면 학교에 가서 총을 쏘았느냐는 것이다. 아무 잘못 없는 어린아이들을 왜 그렇게 무참하게 죽였느냐는 것이다.

그에 대한 답은 아직 없다. 20살의 범인 아담 랜자가 왜 초등학교를 살육의 타깃으로 선택했는지 범행 동기도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가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정도가 알려졌을 뿐이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가 툭하면 총기난사의 현장이 되고 있다. 콜럼바인 고교 사건, 버지니아 텍 사건 등 범인이 자신의 학교에 가서 총기를 난사하는 경우도 있고, 이번처럼 거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학교를 타깃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코네티컷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터진 날 중국에서는 30대 남성이 역시 초등학교에 서 22명의 어린이들에게 칼을 휘두른 사건이 있었다. 학교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관련 연구에 의하면 학교 총기난사범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의 기질을 가졌거나, 우울증 혹은 정신이상 등의 정신질환이 있으며 남들이나 사회 전반에 대해 엄청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분노와 증오를 속으로 꾹꾹 누르며 키우다가 어느 순간 폭발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폭력으로 나타난다. 자신을 무시하거나 괴롭혔다며 응징을 하는 행위이다.
그렇다면 왜 어린아이들인가.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의 죽음을 보며 전국이 깊은 슬픔에 잠기는 것이 바로 그 답이라는 해석이다. 자신을 무시한 사회에 가능한 한 큰 아픔을 주겠다는 복수심이라는 것이다.

정신이 망가지면 사람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악마가 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