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말연시 술자리 이것만은 피하자

2012-12-1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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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삶

▶ 이상화 <자생한방병원 어바인 분원장>

2012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연말연시가 되면 피할 수 없는 것이 송년회 회식자리이다. 일년 중 보기 힘들었던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보내는 즐거운 시간이지만 달력을 꽉 채운 스케줄을 보면 약속을 가기도 전에 이미 취기가 올라오는 것 같다.

그런데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과한 술자리는 척추에 치명적이다. 연말연시에 술자리와 추워지는 날씨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꼭 지켜야 할 생활습관을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로 송년회 술자리는 좌식보다는 입식 테이블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책상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만성적으로 허리의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있게 마련이다.


또한 종종 회식 때 집으로 손님들을 초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손님들을 위해서 고급 방석을 준비해 주기보다는 식탁 테이블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좌식상태에서 양반다리로 움직이지 않고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다 보면 불편한 자세 때문에 허리에 심한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고 일어나는 순간 삐끗하는 염좌의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의자에 앉아 있다고 해도 다리를 한쪽으로 올리거나 꼬고 앉는 자세는 골반이 틀어져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바른 자세를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두 번째로 과음을 피하고 술 마시기 전엔 식사를 통해 속을 든든히 해야 한다. 과음은 만병의 근원이다. 알콜은 디스크에 혈액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하고, 알콜 분해를 위해 단백질이 소비되면서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 척추질환 환자들은 술자리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알콜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히드가 근육통을 일으켜 평소 요통이 있던 사람의 경우 술을 마신 후 통증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위장에서 알콜의 흡수가 빨라져 취기가 급하게 올라온다. 식사를 한 상태에서는 음식물 때문에 알콜의 흡수가 늦어지기 때문에 꼭 술 마시기 전에 식사를 하거나 공복감을 채울 정도의 든든한 안주와 함께 해야 한다.

세 번째로 겨울철 감기는 급성 척추질환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보통 기침을 할 때는 살짝 허리를 뒤로 젖히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자세로 기침을 하면 허리가 앞뒤로 급격하게 움직이며 순간적으로 허리근육과 인대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꼭 허리를 굽히고 기침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실례로 얼마 전 심한 감기증상이 기관지염으로 발전하여 기침과 재채기를 심하게 하다가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가 있었다.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던 이 분은 몇달간 괜찮았던 허리가 재채기 한두 번으로 갑작스럽게 안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고 이후 약 2주간의 집중 내원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먹으면 감기가 낫는다는 농담을 하곤 하는데 몸에 한기가 들고 으슬으슬한 날에 매운 안주와 함께 소주를 마시면 일시적으로는 굳은 몸이 풀어지고 감기가 낫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알콜로 인한 염증이 심해지고 몸에 수분이 부족해져 감기는 더욱 심해진다.

연말연시 여러 모임으로 인해 피로해서 감기기운이 든다면 술보다는 따뜻한 한방 차를 마시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 대추와 배를 다려 마시거나 오미차 차를 마시면 한기를 몰아내고 몸을 보호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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